"우리에게 숫자 4는 행운의 의미가 있어요." 4인조 보이그룹 위너(강승윤 송민호 이승훈 김진우)의 기억 속에 2017년 4월 4일은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아있다. 2014년 많은 기대 속에 데뷔해 '괴물신인'으로 주목받았지만 긴 공백과 멤버 탈퇴 등으로 부침을 겪었던 그들의 위상을 바꿔준 곡 '릴리 릴리(REALLY REALLY)'가 발매된 날이었기 때문. 위너는 이 노래의 엄청난 히트에 힘입어 마침내 YG의 주류로 올라섰다. 정확하게 1년이 지난 2018년 4월 4일 정규 2집 '에브리데이(EVERYD4Y)'로 돌아왔다. 타이틀곡 '에브리데이(EVERYDAY)'처럼 매일 팬들을 위해 활동하겠다는 위너의 힘찬 날갯짓이 시작됐다.
■ "숫자 '4' 강조, 긍정적 기운 이어가고파"
앨범 이름 'EVERYD4Y'는 영어 'EVERYDAY'와 숫자 '4'를 결합한 것이다. '4'는 어떤 이에게는 불길한 느낌을 떠오르게 하는 숫자일 수도 있겠지만 위너에겐 다르다. 각별한 의미를 지닌 '4'의 긍정적 기운을 이번에도 이어가고자 한다.
강승윤은 "지난해 4월 4일 나왔던 '릴리 릴리'가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4라는 숫자가 우리한테는 행운의 의미로 다가온다"며 "이번에도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 싶어서 양현석 회장님과 상의한 끝에 컴백 날짜를 4월 4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팬들을 생각하며 매일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의미와 에너지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2014년 이후 4년 만에 나오는 정규 앨범인 만큼 우리의 색깔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대중성, 위너가 담고 싶은 메시지 사이의 접점을 찾는데 좀 더 고심했던 것 같아요. 결론은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좋은 노래를 만드는 데 우선을 두기로 했어요. 열두 곡 중 앞쪽에 있는 트랙은 가볍고 쉽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로 구성됐다면 뒤로 갈수록 진지하고 감성적인 곡들을 많이 담았어요.(강승윤)"
■ 트랩 장르 '에브리데이', "새로운 음악에 대한 욕구 강해"
위너는 지난해 트로피컬 장르의 곡 '릴리 릴리'와 '아일랜드(ISLAND)'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성공에 안주할 법도 하지만 도전에 나섰다. 타이틀곡 '에브리데이'는 밝은 느낌의 트랩 장르. 트로피컬 장르와 마찬가지로 위너가 처음 시도하는 스타일의 노래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매일 하루를 가사로 풀어냈으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담으려 했다.
"한 가지 장르에 금방 질리는 편이에요. 새로운 음악을 계속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죠. 요즘 가장 즐겨듣고 많이들 찾는 음악을 부르고 싶어요. 지금보다 한 단계 나아가려면 그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돼요. 도전의 결과가 안 좋게 나와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되더라도 계속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강승윤)"
그는 "작년부터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는데 우리가 어떤 장르를 불러도 '어, 이거 위너 노래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다"며 "장르나 텍스트로 딱 집어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런 영향력과 힘, 목소리, 개성을 두루 표현하는 가수가 되는 게 목표다. 그게 우리의 색깔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아이콘, 빅뱅 등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들이 '사랑을 했다', '꽃길'로 8개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후속주자로 나선 위너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커졌다. 인터뷰가 진행된 날은 음원 발매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있던 4일 오후였다. 당시 강승윤은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후 '에브리데이'는 9일 현재 멜론을 비롯해 각종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래가 첫 공개된 4일부터 차트 꼭대기를 차지하는 등 순항 중이다.
"빅뱅 선배들과 아이콘 동생들이 워낙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우리도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서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겨요. 결과는 시기나 운도 중요하고,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작용해야 시너지가 나는 것이죠. 좋은 성적을 바라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 음악적 스펙트럼을 한층 더 확장하게 된 시도로 남았으면 해요."
■ "기존 강점 살리면서 진지한 모습도 담았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에브리데이'를 비롯해 '에어(AIR)' '여보세요' '손만 잡고 자자' '라라(LA LA)' '애 걔' '예뻤더라' '사치' '무비스타(MOVIE STAR)' '스페셜 나잇(SPECIAL NIGHT)' '레이닝(RAINING)' '해브 어 굿데이(HAVE A GOOD DAY)' 등 총 12곡이 실렸다. 모두 멤버들의 자작곡이다. 밝고 경쾌한 음악뿐 아니라 진지하고 묵직한 메시지의 곡들도 다수 포함했다. 위너는 유행의 흐름에 편중하기보다 오랫동안 들을 수 있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노래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지난해 발매한 노래들로는 청춘의 싱그러운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그에 맞춰 밝고 경쾌한 음악을 주로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좀 더 진지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어요. 기존 강점도 끌고 가면서 그 외의 요소를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노래를 통해 우리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강승윤)"
그는 "가사를 쓸 때 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그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일반인 친구들이나 지인들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SNS로 팬들과 소통하면서 요즘 사람들이 하는 고민은 뭐가 있는지 보고 공감하려 한다. 친구처럼 다가설 수 있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2번 트랙 '에어'가 위너 팬클럽을 모티브로 한 곡인데, 팬들이 준 선물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가수에게 팬은 공기와 같아요.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어디에나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안되잖아요. 팬들로부터 우리 음악이 인생에 도움 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정말 감동적이에요.(강승윤)"
송민호는 "정규앨범이다 보니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떤 곡은 가볍게 즐길 수 있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노래도 있다"며 "인스턴트 음악이 아닌 몇 년이 지나도 다시 찾게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고 해서 유행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우리만의 색깔을 가미해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작업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곡을 쓰다 보니 끼니를 챙겨 먹을 시간도 없어서 살이 10kg나 빠졌어요. 술을 끊은 것도 영향이 있긴 해요.(웃음) 그래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면 어느 정도 힘이 드는 게 맞다고 봐요. 전반적으로 곡마다 가진 메시지나 콘셉트를 여러 방면으로 표현하는데 신경을 썼어요.(송민호)"
이승훈은 "계속해서 자작곡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 더 가까워진 위너와 양현석 "칭찬일색, 이렇게 호평 받았던 적 없어"
양현석은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얼마전 아이콘에 이어 위너 역시 양현석을 언급했다. 위너는 자신들을 믿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양현석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양현석 과의 사이가 더 편안해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승윤은 "이번 앨범 작업을 대부분 우리의 뜻대로 하게끔 도와주셨다. 정말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외에는 딱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은 적이 없을 정도로 칭찬일색이었다"며 "앨범을 내면서 이렇게까지 호평 받았던 적이 없었다. 한명 한명의 작업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재미있고 좋다고 칭찬해주셨다"고 미소를 띠었다.
그러면서 "양현석 회장님과 농담이나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는 횟수가 잦아졌고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서 좋다"며 "모든 면에서 챙겨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다. 덕분에 마음이 너무 편하고 든든했다"고 떠올렸다.
■ 데뷔 5년차, "우리끼리 소통하는 게 중요"
어느덧 데뷔 5년차에 접어들었다. 신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윈: 후 이즈 넥스트(WIN : WHO IS NEXT?)'의 치열한 경쟁을 뚫어낸 이들 사이에는 같은 팀 이상의 끈끈함이 있었다. 멤버 남태현의 탈퇴, 기나긴 공백기 등 힘든 시간을 함께 겪어오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느꼈다.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멤버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때마다 우리끼리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곤 했죠.(강승윤)"
"직장에서 소통 부재가 계속되고 그런 것이 쌓이다보면 결국 곪아서 터지고 회복이 안되잖아요. 우리는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생기면 바로 바로 이야기해서 풀어요.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고 잘잘못을 가린 다음 화해로 마무리해요.(송민호)"
"저는 팀워크가 유지되도록 가운데서 중재해주는 편이에요. 천성이 워낙 착하거든요.(웃음)(이승훈)"
멤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너무나 돈독하고 좋다"며 "늘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고 서로에게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올해도 쉼 없이 달린다. 팬미팅, 콘서트, 예능프로그램 등 다방면에서 팬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매일 매일 일하고 싶다는 위너의 바람이 행복한 '꽃길'로 남기를 기대해본다.
"2018년은 진짜 바쁜 한 해가 될 거예요. 지난해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하는 게 목표예요. 올 여름까지는 스케줄이 꽉 찼어요. 팬미팅이나 콘서트도 준비 중이니 기대 해주세요. 그 와중에도 우리의 행복은 놓치지 않았으면 해요. 아주 큰 것은 바라지 않고 그냥 행복하고 소소하게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을 보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어요.(강승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