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이빌론 "첫 정규 앨범 만족도 100점 만점에 80점"

입력 : 2018-10-10 10: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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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뮤지션 베이빌론이 데뷔 3년 만에 첫 정규 앨범 '카엘로(CAELO)'를 지난 3일 발매했다. 올해 에릭 베넷과의 콜라보곡 'Everything'이 많은 주목을 받은 이후 첫 공식 활동. 앨범 타이틀 'CAELO'는 '천국, 하늘, 무언가에 새기다'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곡들이 트랙리스트를 채웠다.

타이틀곡 'One More Night'은 단 하루만이라도 더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고 싶은 애절한 마음을 담아낸 업템포 장르.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피아노 라인에 베이빌론의 진성과 가성이 유연하게 오가며 풍성함을 더한다. 더블 타이틀곡 'Karama(The Quiett)'은 사랑에 지쳐 상대방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선 마음과 모든 것이 결국 너의 'Karma'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15년 6월 싱글 'PRAY'로 가요계에 발을 내디딘 베이빌론은 딘, 크러쉬의 뒤를 잇는 R&B 신예로 꼽힌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작사, 작곡 능력, 댄스 실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지코, 버벌진트, 아이언, 팔로알토, 개코X얀키, 더 콰이엇 등 여러 가수들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아티스트가 찾는 아티스트'로 불리기도 한다.

다음은 베이빌론과의 일문일답

Q.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한 소감이 어떤가? 좀 더 빨리 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진 않았나?

"사실 처음부터 정규 앨범으로 나오려 한건 아니었다. 3곡 정도의 형태로 내려고 했는데 계속해서 곡이 늘어났고, 회사에서도 정규로 내는 게 좀 더 의미가 있지 않겠냐고 물어보더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끝에 정규 앨범을 들고 나오게 됐다. 정규를 빨리 내고 싶다거나 조급한 마음 같은 건 없었고, 좋은 기회가 온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Q. 작업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 첫 정규 앨범이다 보니까 평소보다 더 집중했을 것 같은데, 작업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1년 반 정도 걸렸고, 믹스나 마스터링 곡의 구성적인 부분과 기승전결이 자연스럽게 가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앨범의 전체적인 스토리텔링, 각 곡의 메시지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녹음도 여러 번 반복해서 진행했다."

Q.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

"천국, 우주와 만물의 근본에 심층적으로 접근하지만 마냥 어렵고 심오하기보다 그 안에서 이뤄지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예를 들면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이다. 모두가 겪고 느끼는 상황에서 어떤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 거기에 좀 더 판타지적인 느낌을 입혔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One more Night' 가사는 본인의 경험이나 감정을 토대로 부른 것인지?

"물론 경험이 들어가 있지만 추상적인 부분도 넣었다. 평소 내가 상상한 감정과 분위기를 소설처럼 풀어나간 구조다. 사실과 추상이 조금씩 겹치면서 밸런스를 잡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듣는 이가 곡을 어떻게 해석하는 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One more Night'의 영어 버전도 따로 만들었던데 혹시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인가?

"앞으로 외국에서도 공연을 할 수 있고, 그때 되면 이 곡을 영어로 부를 일이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진정성을 전하고 싶었고, 정규 앨범인 만큼 좀 더 제대로 된 그림을 만들었으면 했다."

Q. 'Karma'가 3번 트랙 R&B 뿐만 아니라 11번에서는 힙합 리믹스 버전으로 실렸다. 같은 노래를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

"비트가 마음에 들었고, 랩이나 힙합과 잘 어울려서 래퍼들이 참여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꼭 협업을 하고 싶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녹음을 해주셨다. R&B와 힙합 리믹스 두 가지 버전을 대조해서 듣는다면 더욱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둘 다 너무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더 만족스럽다. R&B는 R&B 버전 그대로 좋고, 리믹스 버전은 그 느낌대로 좋다."

Q. 올해 3월 에릭 베넷과의 콜라보레이션 곡 'Everything'이 나온 이후 인지도 측면에서 직접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나?

"그런 것보다는 평소 존경하고 동경해왔던 뮤지션과 작업하면서 음악적으로 많은 공부가 됐고, 나 자신에 대해 여러모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그런 기회가 자주 오는 건 아니다 보니까 더 소중하고 의미가 있었다. 에릭 베넷의 목소리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힘이 있다는 걸 느꼈다."

Q. 완성된 앨범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80점을 주고 싶다. 나머지 20점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고 부족한 면을 채워나가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Q. 이번 활동을 통해 목표하는 바가 있나? 음원 순위라든지

"순위에 들면 좋겠지만 기대하고 바랬던 만큼 또 실망할 수 있는 게 비례한다고 보기 때문에 마음을 비웠다. 그래야만 힘이 더 빠지지 않고 집중해서 행복한 마음으로 음악을 할 수 있다.이렇게 정규 앨범이 나온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만족스럽고 기쁘다. 순위를 떠나서 그냥 모든 분들이 '베이빌론의 노래는 애정곡이 될 것 같다'는 식으로만 말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한곡 마다 엄청난 정성을 깃들인 앨범이다. 내 노래를 들으면서 각자의 추억을 회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Q. 활동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나? 방송 출연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닌데

"음악이나 음원 위주의 라이브 콘텐츠 공연에 우선순위를 두고 싶다. 이후에는 전국 투어를 계획 중이다. 관객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연을 하기위해 회의도 자주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Q. 대중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이야기해달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옆에서 같이 이야기 나누고 어깨를 토닥거려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사람들의 모든 희로애락에 공감대를 쌓고 대변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어? 나도 이런 적 있었는데, 나도 이런 기분 느낀 적 있었는데, 인생을 살아가는 건 다 비슷하구나’라는 걸 내 음악을 통해 알게 해주고 싶다."

사진=KQ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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