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직항 핀에어, 김해공항 승객 만석 포기 이유 들어보니

입력 : 2019-09-03 19:15:38 수정 : 2019-09-04 18: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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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에어가 내년 3월 말에 시작되는 하계시즌부터 부산~헬싱키 노선에 신규 취항할 예정인 가운데, 김해공항에서의 항공기 출발문제가 화제가 되고 있다.

내년 3월 신규 취항 부산~헬싱키

핀에어 최신예 기종 A350 투입

김해 출발 시 돗대산 장애물 탓

빠르게 상승하려면 무게 줄여야

핀에어는 이 노선에 에어버스사의 최신예 기종인 A350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 항공기는 연료효율이 25% 높은 차세대 친환경항공기로 소음도 20% 적고 2~3분마다 한 번씩 기내공기를 정화하는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코노미석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3열씩, 가운데도 3열의 좌석을 갖추고 있어 좌석수가 모두 336석에 이른다.

그런데 3일 열린 핀에어의 기자간담회에서 욘네 레티옥사 아시아오세아니지역 총괄 부사장은 “핀에어가 최고 고려하는 것은 안전문제다”며 “핀에어는 김해공항의 활주로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해공항의 현실적인 활주로 제약은 산지형과 활주로 거리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언가를 에둘러 말한 것이다. 핀에어 측은 “헬싱키에서 부산으로 오는 비행편은 무게제한이 전혀 없다. 그런데 A350의 경우 부산출발에서는 100%는 안 되고 90% 정도 탑승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헬싱키까지의 거리는 7400㎞이며 운항시간은 9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활주로 출발 시 김해공항 북쪽에 위치한 돗대산 등 장애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과 같이 장거리 노선의 경우 항공유를 비행기에 꽉 채울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비행기 무게가 매우 무거워진다. 이 때문에 항공기 출발 시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게를 줄이기 위해 승객 수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핀에어의 A350 항공기를 김해공항 활주로(3.2㎞)로 띄우기에는 이륙한계중량에 빠듯해 안전문제를 위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해공항의 여건상 대형기를 띄울 수는 있지만 그런 대형기를 100%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재의 김해공항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공항인지를 그대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최근 제주항공과 실크에어가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취항하면서 항공기 기체무게를 줄이기 위해 승객을 덜 태우는 것과는 약간 다르다. 이들 항공사는 신형기종인 보잉737 맥스8의 운항이 중단되면서 구 기종을 들여왔는데 이 기종이 연료를 다 채워도 부산~싱가포르를 여유 있게 운항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 승객수를 좀 줄인 것이다.

한편 핀에어는 부산~헬싱키 노선에 취항하면서 기내서비스에서 북유럽과 부산의 감성과 경험을 동시에 싣는 등 현지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헬싱키 반타공항에서는 35분 환승을 전략으로 내세워 한국인들이 빠르게 유럽 내 타 도시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김덕준 기자 casiopea@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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