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가 키운 수산물 가정간편식(HMR) 시장 몸집

입력 : 2021-04-18 17:34:47 수정 : 2021-04-18 19: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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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은 신선도가 생명인데 당연히 눈으로 보고 사야죠.” 육류, 국류 등이 비대면 간편식 식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지만 수산물의 트렌드 변화는 ‘신선’이라는 틀에 갇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 유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수산물도 간편식, 온라인으로의 트렌드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 87% 늘어

2016년부터 매년 30% 증가세

새벽 배송 시장 성장과 맞물려

높은 진입장벽 수산 스타트업↑


동원산업의 프리미엄 수산물 HMR 브랜드 ‘수산명가’ 로고. 동원산업 제공 동원산업의 프리미엄 수산물 HMR 브랜드 ‘수산명가’ 로고. 동원산업 제공

■매년 30%씩 성장 중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18일 발표한 ‘수산물 소비행태 변화’ 자료에 따르면 수산물을 판매하는 대표 온라인 쇼핑몰 7개사 기준,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수산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7% 증가했다. 반면 마트의 매출은 4.7% 증가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수산물 매출의 중심에는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이 있다. 국내 수산물 간편식은 연간 30%씩 성장하고 있다. 2016년 160억 원 규모였던 국내 수산물 HMR 시장은 2017년 200억 원, 2019년 340억 원, 2020년에는 44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600억 원 규모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KMI 관계자는 “그동안은 밥이나 육류를 소재로 하는 국, 탕, 찌개류 중심의 HMR 시장이 성장했지만 코로나19로 집밥 트렌드가 확산되며 수산물 HMR 시장도 커지고 있다”며 “절대적 규모는 작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외식으로 주로 섭취하던 수산물을 구매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수산물 1인 1일당 공급량 연평균 증가율은 3.5%로 육류(3.0%)나 설탕류(1.4%)에 비해 높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표적인 건강식인 수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배송시간 단축이 키운 HMR

수산물의 생명은 신선도다.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은 수산물 HMR 시장의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 2015년 100억 원 규모였던 새벽배송 시장은 2019년 8000억 원 규모로 늘어났다. 2020년에는 두 배에 가까운 1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빠른 유통 시스템은 ‘신선도’가 중요한 수산물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수산물 가공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물론, 진입장벽이 높다고 여겨졌던 수산업계에도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났다. 동원산업은 프리미엄 수산물 HMR 브랜드 ‘수산명가’를 선보였다. 스타트업 ‘진해만어부’는 경남 진해만에서 새벽에 조업한 수산물을 고속버스와 퀵을 통해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도상자’는 어부와 어장을 소비자와 연계해 결제 주문하고 갓 잡은 수산물만 2~3주 후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KMI 관계자는 “수산물은 신선도가 중요하고 눈으로 보고 골라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온라인 시장의 진출과 스타트업의 탄생을 막았지만, 가공 포장 기술의 발전과 배송시간 단축 등으로 이를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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