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실제 조사는 5시간…특검 “내일 다시 나오라”

입력 : 2025-06-29 07:50:15 수정 : 2025-06-29 08: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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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신분으로 내란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0시59분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첫 대면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전날 오전 9시56분 조사를 위해 서울고검 청사 현관에 도착한 지 약 15시간 여 만이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과 내란 특검 사이 신경전으로 실제 피의자 신문에 걸린 시간은 5시간에 불과했다. 윤 전 대통령 쪽이 조사 담당자를 바꿔달라며 3시간 넘게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30일 다시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두 번째 소환에도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마무리될 때까지 횟수 제한을 두지 않고 부르겠다는 게 특검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조사 거부 이유와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에 대한 생각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곧장 준비된 차에 올라탔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조사를 마친 뒤 "윤 전 대통령이 아는 대로 성심성의껏 진술을 했다. 더욱이 국무회의 관련 내용은 재판받는 중인데도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영장 집행 저지 혐의와 관련해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의 조사 여부를 두고 특검팀과 갈등을 빚다 조사가 중단된 것에 대해선 "때린 사람이 저를 다시 조사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박 총경이 조사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총경이 앞서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이 불법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경찰관 중 한 명이기에 '가해자'에게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윤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 측은 오후 조사를 거부해 3시간가량 파행을 겪었다. 송 변호사는 또 추가 조사에 대해선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며 "당연히 적법한 소환에는 출석할 것"이라고 했다.

특검은 한 차례 조사만으론 준비한 질문을 다 소화하기 어렵다고 보고 28일 오후 9시 50분께 피의자 신문을 종료했고, 이후 윤 전 대통령은 3시간 동안 조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검토한 뒤 귀가했다.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은 여러 차례 조서를 읽어보고 답변을 수정했다고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경찰이 참여한 오전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서명·날인하지 않았지만, 검사가 조사한 오후 조서에는 서명·날인을 남겼다. 특별히 진술을 거부하지도 않았다.

특검은 조서 열람이 끝난 뒤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오전 9시 서울고검 청사 현관으로 2차 출석할 것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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