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의 건설 현장이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정부의 합동 특별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기간 동안 고층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등 수백 건의 안전 관련 민원이 제기됐는데도 집중점검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이와 함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공사 붕괴사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안전보건경영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겨울철 발생 위험이 높은 화재·질식 등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11월 9일부터 12월 20일까지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동절기 대비 합동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시 점검은 전국의 3080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으로, 외부 전문가 30명을 포함한 총 1014명의 인력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특히 국토부는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사용되는 갈탄 질식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가설구조물 공종 진행 현장과 콘크리트 타설 진행 현장을 중심으로 점검 현장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시 서구 화정아이파크는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화정 아이파크가 당시 동절기 점검 대상에서 빠진 것은 두 달 전인 지난해 9월에 불시 점검을 받은 현장이어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화정 아이파크는 태풍이 발생할 경우 배수불량 우려가 있어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직전에 불시 점검이 있었더라도 해당 지자체의 요청이 있으면 다시 점검 대상에 포함할 수 있었는데 당시 지자체로부터 그런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현장 인근 주민들은 콘크리트 등 건축자재 낙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민원을 잇따라 제기했는데도 집중 점검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정부와 지자체 책임론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12월 말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하는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HSA-MS)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KOSHA-MS는 최신 안전보건경영체제에 관한 국가 공인 인증이다.
특히 인증 심사 요건에는 ‘인증 신청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안전보건에 관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경우’ 조항이 명시돼 있는데도 불과 6개월 전 광주 학동 참사를 일으킨 현대산업개발이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이 때문에 산업안전보건공단이 형식적인 점검으로 참사를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공단에서도 학동 사고를 사회적 참사로 간주하고 인증 취소를 고려하고 있었던 사안인데 다만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법원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