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기초단체장에 도전장을 내민 무소속 후보들은 거대 양당 사이에서 공약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까닭에 오로지 정책 경쟁력으로 표심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소속 곽동혁 수영구청장 후보는 첫 번째 공약으로 ‘수영구 골목경제 전성시대’를 내걸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수영구 자체 재원을 통해 3%를 추가 환급하는 ‘3% 더 동백전’ 도입과 수영구 지역화폐를 기반으로 금융약자를 지원하는 지역공공금융 신설 등이다. 민주당 박병염, 국민의힘 강성태 후보의 주요 5대 공약에 없는 곽 후보만의 공약이다.
무소속 후보만 3명에 달하는 기장의 경우 공약 경쟁이 더 치열한 모습이다. 특히 군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원전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공약화했다. 무소속 신대겸 후보는 “국가 전력 산업정책을 원전 건설과 함께 원전 해체 ‘투트랙’으로 전환해 미래기술을 확보하고 동시에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원전 해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무소속 김정우 후보는 기장을 원전 특구로 지정, 원전 관련 정책을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하향식 계획에서 벗어나 기장군이 주체가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원전 온배수 열을 활용해 스마트 농수산업 육성,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무소속 심헌우 후보는 최근 원전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관련된 민간 기업을 기장군 고리원전 인근 장안읍 산단에 유치해 전 세계 최고 인재가 모이고, 고소득 일자리가 넘쳐나는 기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무소속 권오성 동래구청장 후보는 사업비 906억 원가량을 투입, 금강공원 재개발 사업을 재추진하고 공공 산후조리원 건립, 동래구 내 13개 행정복지센터·마을건강센터 확대 운영, 신장년의 사회 참여를 위해 재취업과 일자리를 연결하는 ‘신장년 행복지원센터’ 설치 등을 약속했다.
무소속 유승우 서구청장 후보는 다른 무소속 후보에 비해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유 후보는 주요 5대 공약을 통해 재임기간 내 국내외 기업 100개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구는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으로 매년 평균 3000명 이상 인구가 유출된다”며 “남부민동과 암남동 지역 일대 폐가를 매입해 서구 내에 기업 이전 의사가 있는 국내외 기업에 장기무상으로 토지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을 이들 기업이 고용하도록 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구덕운동장 위치에 100층 규모 국제의료타운을 조성, 외국계병원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무소속 윤정운 중구청장 후보는 지역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제작사를 유치하고 영화 발전 기금을 조성, 영화 세트장과 포토존을 설치해 ‘작은 할리우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융권과 연계해 IP(지적재산권) 담보 대출을 운영하는 등 영화제작 지원 사업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윤 후보는 올해 43세로 경쟁자인 민주당 문창무(75), 국민의힘 최진봉(67) 후보에 비해 나이가 적은 만큼 청년 맞춤형 정책도 다양하게 쏟아냈다.
윤 후보는 북항 내 입주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통해 지역 청년과 사회적약자 일자리 기반을 마련하는 것 외에도 △북항 오페라하우스에서 대규모 축제 개최 △북항 해양레포츠센터 내 인공서핑장, 딩기요트장, VR 체험실 유치 등을 약속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