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링’ 주범 BA.5 변이 ‘확산’ 4차 접종 ‘확대’ 카드 꺼내지만…

입력 : 2022-07-11 19: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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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50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동구 한 의료기관에서 노인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 부산일보DB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50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동구 한 의료기관에서 노인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 부산일보DB

매주 코로나19 감염 규모가 배로 커지는 더블링 현상의 주범으로 ‘오미크론 BA.5 변이’가 꼽히면서, 방역 당국이 대응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BA.5 변이는 예방접종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시민 각자가 외부 활동을 줄이는 등의 방법 외에는 감염을 막을 수단이 부족하다. 자칫하면 단계적 일상 회복 이전처럼 또다시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이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50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4차 접종 대상은 60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요양시설 입소·종사자들로 한정돼 있다. 당초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맞춰 전 국민 4차 접종을 고려했으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결론을 내렸고, 대신 접종 대상을 50대로 소폭 늘리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빠른 속도로 퍼지며 재유행 주도

전파력·면역 회피력 매우 강력

전 국민 접종 효과 미미하다 판단

정부, 대상자 50대로 확대 검토

BA.5 변이 앞 집단 면역 무력화

치명률, 오미크론보다 낮을 수도


방역 당국이 이런 판단을 한 배경에는 BA.5 변이의 강한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이 있다. 젊은 층을 포함해 전 국민 4차 접종을 추진하더라도, 실질적인 유행 확산 억제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BA.5형 변이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로, 올 상반기 대유행을 주도한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 BA.2형보다도 전파력이 30% 정도 강하다.

특히 이미 코로나19 변이에 대한 면역력이 있더라도 재감염시키는 능력이 위협적이다. 해외 면역 회피성 관련 연구에선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으로 면역력을 획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BA.5 변이 중화항체(감염을 방어하는 면역 항체) 반응을 평가한 결과, BA.5 감염 또는 재감염 가능성이 기존 원형 균주 코로나19보다 20배, 기존 오미크론 변이들보다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예방 접종과 인구 40% 감염에 따라 획득한 집단 면역이 BA.5 변이 앞에서 거의 무력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특성 탓에 BA.5 변이는 매우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6월 5주 국내 오미크론 세부계통 검출률을 분석한 결과, BA.5 변이의 점유율은 24.1%였다. 전주보다 7.5%에서 일주일 만에 3배 이상 뛰어오른 결과다. 빠른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이달 초 BA.5 변이는 이미 우세종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BA.5 변이가 주도하는 여름 재유행에선 접종 완료나 기확진 여부와 상관 없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감염 예방법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행 확산이 계속되면, 시민들의 활동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여름 휴가철 분위기도 활력을 잃을 수 있다.

다만 BA.5 변이는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유사하거나 좀 더 낮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백신의 중증 예방 효과는 감염 예방 효과와는 달리 상당히 유지되는 만큼, 감염 뒤 증상 악화와 위중증화를 막기 위해선 여전히 예방 접종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11일 0시 기준 부산에서는 626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휴일 효과로 일주일 만에 하루 확진자가 1000명 밑으로 떨어졌지만, 지난주 월요일인 4일 291명과 비교하면 2.1배 커진 규모다. 지난달 마지막 주 월요일이었던 27일 149명과 비교하면, 2주 만에 감염 규모가 4.2배로 확대됐다.

이날 0시 기준 경남과 울산에서 각각 658명과 33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국내 전체 신규 확진자는 1만 2693명으로 지난 4일 6249명의 배를 기록해 더블링 현상이 계속 이어졌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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