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오사카를 가다] “북항, 엑스포가 끝 아니다”

입력 : 2022-09-07 1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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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개최 오사카 ‘공원’ 활용 귀감
엑스포 자산·기억 남길 시설물 필요

1970년 오사카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오사카공원 최대 인기 시설인 태양의탑. 오사카엑스포 주제인 ‘인류의 진보와 조화’를 표현한 태양의탑은 당시 테마관의 일부였다. 1970년 오사카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오사카공원 최대 인기 시설인 태양의탑. 오사카엑스포 주제인 ‘인류의 진보와 조화’를 표현한 태양의탑은 당시 테마관의 일부였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강하게 희망하는 부산은 도전 단계부터 ‘포스트 엑스포’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북항 일대는 엑스포 개최를 통해 부산의 새로운 중심지로 성장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긴 세월 부산을 세계적 항구로 도약시킨 땅이 이제는 부산의 미래를 열어갈 ‘희망의 땅’으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을 앞두고 있다.


1970년 첫 월드엑스포 개최에 이어 2025년 두 번째 월드엑스포를 치르는 오사카가 엑스포를 기억하는 방식은 부산에도 좋은 귀감이 된다. 지난달 30일 오후 일본 오사카부 스이타시 일본만국박람회기념공원. 오사카 시민들이 흔히 ‘엑스포공원’으로 부르는 이곳에는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관람객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아시아 첫 월드엑스포를 치른 지 50년도 훌쩍 지난 데다 당시 세계 각국의 빼어난 기술을 뽐내던 전시관(파빌리온) 대부분이 철거되면서 고색창연한 기운은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운영 주최인 일본만국박람회관리기구는 지속적으로 엑스포공원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일본만국박람회기념공원사무소 스기무라 마사아키 기획총괄주사는 “1992년과 2016년 두 차례 전면 리모델링을 했고 내부 시설도 계속 추가하며 변화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오사카 엑스포 공원은 1970년 엑스포 당시 시설 가운데 메인 시설 격인 ‘태양의탑’과 철강관 등 극히 일부 시설만 남겨둔 채 대부분 부지를 공원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부산의 엑스포 개최 예정지인 북항은 부산 도심 내부에 위치하며 다양한 방식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사카시 북서쪽에 위치한 1970년 오사카엑스포장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든 그렇지 못하든 그 지리적 중요성 때문에 변화의 바람을 피할수 없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런 북항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기억하기 위한 작업은 사전에 면밀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북항 관련 사료를 담은 아카이브나 전시관 같은 구체적인 시설물로 할지, 아니면 상징 기념 시설로 할지는 공론을 모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엑스포 유치 역사를 담은 기록도 정신적 자산 형태로 남길 필요가 있다. 오사카 엑스포공원도 엑스포 당시 전시물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이나 전시 등을 열며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시간이 흐를수로고 운영에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었다. 적자 상태로 운영되다 수년 전부터는 민간 위탁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며 역사의 기억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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