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우리나라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300억 달러(한화 약 37조 2600억 원)의 구체적 투자 분야는 어디일까?
이번 투자 결정은 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졌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UAE가 우리나라를 믿을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것을 두 나라 정상회담을 통해 대외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UAE가 풍부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대(對)한국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어떤 분야에서 투자와 협력이 이뤄질지는 이날 정상회담을 전후해 양국 간에 체결된 양해각서(MOU)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대통령의 임석 하에 서명식이 진행된 MOU만 13건에 달한다.
우선 산업은행과 아부다비 2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의 한국 유망기업 공동투자를 위한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원자력발전 및 에너지, 방위산업 등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으로 투자와 기술 제휴 등의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MOU 외에도 한국 기업의 아부다비국영에너지회사(TAQA) 발주사업 참여를 늘리는 내용의 '수출입은행과 TAQA의 금융협력 MOU'도 체결됐다.
원유 수급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 MOU'를 통해 한국석유공사 여수기지에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원유를 유치·판매하고, 석유 수급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계약물량을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원전 협력과 관련해선 △수출절차를 간소화하고 수출품목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UAE 원자력협정에 따른 행정약정' △제3국 원전시장 공동진출·넷제로 공급망·핵연료 투자·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 가속화 등을 뒷받침하는 '넷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MOU'가 각각 체결됐다.
양국은 포괄적인 에너지 협력을 위한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Joint Declaration)도 내놨다.
그밖에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에 관한 MOU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MOU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을 위한 MOU △도시 내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분야 MOU △한-UAE 우주협력 MOU 개정 △중소기업·혁신분야 협력에 관한 MOU △수자원 분야 협력에 관한 MOU 등이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체결됐다.
이날 체결된 MOU가 모두 실질적인 비즈니스 거래로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우리나라와 UAE가 동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인 것은 분명하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