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장수 마을의 비결은?

입력 : 2023-05-29 18:20:28 수정 : 2023-06-28 15: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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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영양팀장 동남권항노화의학회 식품영양이사

몇 살까지 살면 장수라 말할 수 있을까? 장수마을 선정 기준이 100세 이상 인구 수인 걸 보면 현재까지는 100세가 기준인 것 같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 것일까? 보고된 공식 최장수 기록은 122세(1875~1997)이며 프랑스의 잔 루이즈 칼망이다. 두 번째 기록은 119세(1903~2022)로 일본의 다나카 가네이며 두 분 모두 여자이다.

칼망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테니스, 수영, 오페라 등 고급 취미 생활을 즐겼고 장수 식품과는 다르게 찐 비둘기 요리나 쇠고기를 즐겼으며, 평소 초콜릿을 많이 먹었고 디저트로는 튀긴 음식과 맵고 짠 음식을 선호했다고 한다. 다나카는 장수 비결을 맛난 것을 먹고, 공부하는 것이라 말하였으며, 초콜릿과 콜라를 즐겼다고 한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일본 오키나와’ ‘코스타리카 니코야’ ‘그리스 이카리아’ ‘캘리포니아 로마린다’가 세계 5대 장수 마을로 꼽힌다. 지중해 제2의 섬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사르데냐 사람들은 매우 활동적이고 낚시와 농사로 직접 수확한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과 가족 혹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웃고 떠들며 식사하고 산양유를 즐겨 마시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오키나와의 장수 비결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정원을 가꾸는 등 신체 활동을 하고, 지역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립하여 목적이 있는 삶을 추구하며 볶은 채소, 고구마, 두부, 여주, 콩과 같이 칼로리가 낮은 식물성 식품을 주로 먹는 것이다. 코스타리카 니코야 사람들은 자급자족하며 이른 저녁에 가벼운 저녁을 먹고 일찍 잠을 자는 것이 특징이다. 가족 간의 유대 관계가 강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매일매일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장수 비결이라 한다.

그리스 이카리야는 주민 3명 중 1명이 90대까지 살며 치매나 만성질환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며 자연스럽게 운동하고, 채식 위주의 식습관과 와인 한잔이 장수 비결로 꼽힌다. 캘리포니아 로마린다는 제7일 안식일 예수 재림교인들이 밀집한 도시로 미국 내 다른 지역에 비해 평균 수명이 10살 더 많다. 술, 담배, 육식을 엄격히 금하고 같은 종교를 통해 함께 어울려 소외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교토 의대 야모리 교수와 세계보건기구의 협력 연구에서 세계 25개국 27개 지역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의 식생활 공통점을 ‘소금을 적게 먹고 동물성 지방은 적당히, 채소나 과일은 많이 먹고 질 좋은 단백질이나 타우린을 먹는다. 여러 음식을 균형 있게 먹고 알맞은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하며, 가족·사회와의 연계를 소중히 하고 함께 식사한다’라고 했다.

삶의 ‘길이’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하다. 각자의 생활 환경과 조건이 다르듯이 유행하는 식품과 식습관을 따르기보다 골고루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고, 무엇보다 각자의 목적이 있는 삶으로 함께 어울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채워 나가는 것이 건강하고 오래 사는 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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