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부산 최다선인 서병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이 재선에 성공하면 부산이 다시 국회의장을 배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 의원이 당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돼 본선에 앞서 ‘공천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에는 전망이 엇갈린다.
부산은 2000년 이후에만 국회의장 3명을 배출했다. 16대 국회 박관용 의장을 비롯해 18대 김형오 의장, 19대 정의화 의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 전 의장은 11대 국회부터 연속 6선을 했고 김 의장은 14대부터 5선, 정 의장은 15대부터 5선에 성공했다. ‘보수의 텃밭’에서 선수를 쌓아올린 결과가 국회 수장이라는 결실로 돌아온 셈이다.
현재 21대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5선 이상은 모두 13명(4.3%)이다. 이 가운데 부산 최다선은 5선 의원인 국민의힘 서병수, 조경태 의원(편제 순)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면 부산 출신 국회의장이 또 다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서 의원은 2002년 보궐선거로 16대 국회에 진입해 19대까지 해운대에서 4선을 한 뒤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해 국회를 떠났다.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야인으로 있던 그는 2020년 총선 때 부산진갑 지역구에서 당선돼 국회에 복귀했다. 조경태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돼 21대까지 사하을에서만 5선을 했다.
두 의원 모두 국회의장에 대한 의지는 높다.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패한 서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조 의원은 당대표 경선, 대선후보 경선 등에 나서면서 6선이 되면 자연스럽게 의장 후보군에 들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6선 고지를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애물은 높다.
서 의원과 조 의원 모두 ‘비주류’라는 한계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서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관리위원장, 전국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윤핵관’과 멀어졌다. 특히 이준석 전 대표 징계 과정에서 전국위원장에서 사퇴해 친윤 핵심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친윤’의 지원을 받는 김기현 후보 캠프에서는 서 의원이 안철수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벌써 서 의원 지역구인 부산진갑을 노리는 후보군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윤 대통령의 측근 인사 공천설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조 의원 역시 새누리당 입당 후 친박(친박근혜), 친윤 행보를 밟았지만 ‘비주류’ 이미지가 여전하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도 당대표 경선에 나섰다가 ‘컷오프’ 탈락한 바 있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조 의원 역시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을 보인다. 다만 지역구 장악력이 남다른 조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챙길 가능성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두 의원은 ‘본선 경쟁력’으로 공천 관문을 뚫겠다는 각오다. 전직 부산시장으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서 의원은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국가사업으로 만든 주인공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2030엑스포 부산 유치를 처음 제안한 정치인이다. 조 의원도 남다른 본선 성적을 자랑한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58.8%의 득표를 얻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야권 지지율이 높은 낙동강벨트에서 얻은 성적이어서 조 의원의 득표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