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일(이하 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2차 총회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 다른 후보도시들과는 확연히 다른 한국만의 엑스포 플랫폼을 부산에서 실현시킨다는 점을 다시 한번 구체화시켜 강조했다. 특히 마지막 연사로 나선 윤석열 대통령의 발표 내용에서 우리나라가 4차 PT에서 내세운 전략이 두드러졌다.
■“Busan is Ready”
한국은 이번 PT에서 ‘부산 이니셔티브’로 대표되는 한국만의 차별적인 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한 경험을 회원국과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지 실질적인 방안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PT 발표에서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대접받을 것이며 모든 나라가 고유한 문화, 전통, 기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110개 이상의 회원국에 역대 최대 규모의 참가 지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월드엑스포 전시장을 마련하기에는 재정상황이 어려운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공식화함으로써 한국의 엑스포 개최 의지를 확실히 못 박고, 신뢰감을 전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2030년 부산엑스포는 인류의 우선 가치를 경쟁에서 화합으로 전환한 엑스포로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부산엑스포를 역대 최고의 엑스포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산은 준비되었고, 우리는 모두 하나”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PT 현장을 지킨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은 이번 4차 PT를 통해 월드엑스포의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개최 후보도시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렸다고 생각한다”면서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PT 연사들은 각 회원국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그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모든 발표 내용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약속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21일 공식리셉션 일정까지 완벽히 소화해 부산 시민과 한국 국민의 유치 열망을 제대로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이탈리아도 ‘총력 득표전’
한국과 경쟁하는 사우디, 이탈리아도 ‘총력 득표전’에 나섰다. 사우디와 이탈리아는 각각 19일과 20일 공식 리셉션 행사를 가졌다. 사우디 리셉션 행사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참석했다. 사우디는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리야드 시내 주요 관광지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를 돌아볼 수 있는 ‘가상투어’를 선보였다.
사우디는 최근 급변하는 중동 정세도 엑스포 유치에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이스라엘 언론은 최근 '이스라엘이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를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또 사우디 언론은 '콜롬비아, 우루과이, 보츠와나 등이 사우디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도 차별성 부각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이탈리아는 사우디는 물론 한국도 ‘자본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엑스포 유치를 이끌고 있는 잠피에로 마솔로 대사는 지난 19일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 인터뷰에서 “사우디의 거대한 공공재정, 한국 거대 기업의 대규모 민간자본”에 맞서 이탈리아는 “협력을 통한 성공”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김경희 기자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