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롯데타워, ‘360도 조망’ 67층 전망대 뺀 대부분 공간 구성은 유동적

입력 : 2023-08-17 20:00:00 수정 : 2023-08-18 11: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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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롯데타워 채울 콘텐츠는

수평 볼륨 강조 새 조감도 공개
전망대 아래엔 체험형 콘텐츠
상층 문화·하층 판매시설 배치
시·롯데 “원활한 공사 진행” 장담

17일 기공식에서 새로 공개된 부산롯데타워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17일 기공식에서 새로 공개된 부산롯데타워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23년 만에 본격 착공된 부산롯데타워는 과연 어떤 콘텐츠로 채워질까. 국내에서 3번째로 높은 67층 랜드마크급 규모와 360도 조망이 가능한 루프톱 전망대 외에 부산롯데타워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일단 부산시와 롯데그룹은 타워를 저층부와 고층부로 나눠 쓰임을 달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층부는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하는 랜드마크의 기능과 시민이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능에 집중하고, 저층부는 기존에 있던 백화점과 연결해 판매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최상층부에 위치하는 루프톱 전망대도 ‘새롭게 개발되는 북항’, ‘바다와 어우러진 영도’, ‘부산의 구도심과 산’이라는 이 3가지 테마로 뷰를 구성한다.

■“스크류바는 가라” 달라진 조감도

롯데그룹은 17일 기공식에 부산롯데타워의 새 조감도를 깜짝 공개했다. 수직 방향으로 날카롭던 종전 디자인을 대폭 수정됐다. 수직이 아니라 수평 방향으로 볼륨을 옮긴 것이 특징이다. 날카롭던 종전 조감도에 호불호가 갈린 데다 주변 경관과의 일체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앞서 제시된 조감도가 부산시 경관심의에서 조건부 통과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부산시와 롯데쇼핑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경관심의 내용에 부합하는 새 조감도를 마련했다. 타워를 디자인한 일본인 건축가 구마 겐고 씨는 “머리인 전망대가 있고 저층부가 있는 전형적인 디자인이 아니다”라며 “중층부 볼륨을 살려 수직으로 쌓은 342m의 높이가 조화로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메인 콘셉트는 체험

부산롯데타워 1~13층은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연결해 판매시설로 활용된다. 31층에는 상점가가 차려지고 레스토랑, 카페 등이 들어선다. 최고층부인 56층에서 64층까지는 전망대와 갤러리 등 문화시설이 들어간다.

나머지는 공간은 확정된 용도가 없다. 부산시는 관광 시설을 중심으로 입점을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관광과 유통은 트렌드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현 시점에서 입점 브랜드와 운영자를 구한다는 게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나머지 층은 비워두고 공사 진척 사항에 따라 부산시와 롯데쇼핑이 관련 시설이나 업체 입점을 유도할 예정이다. 오피스텔 등 분양시설은 제외된다.

롯데쇼핑은 최상층 루프톱 전망대 아래로는 백화점과 어우러진 부산롯데타운 복합 쇼핑몰을 구현한다. 원도심 경제와 관광산업 부흥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과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킬 ‘체험형 콘텐츠’를 집중 검토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체험형 콘텐츠 팝업스토어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몰이다. 롯데월드몰은 지난 5월 체험형 테니스 매장 ‘테니스메트로’를 업계 최초로 선보여 MZ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 롯데월드몰 2개 층을 빌려 오픈한 340평 규모의 매머드급 팝업 ‘노티드 월드’도 체험형 콘텐츠 팝업의 또 다른 예다.

■임시사용승인 매년 갱신

그러나 부산롯데타워 공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사업 계획이 여러 차례 바뀐 데다 기초공사만으로 끌어온 시간이 워낙 길었던 탓이다. 기공식 이후에도 공사가 예전처럼 중단되는 게 아닌가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 시민이 많은 이유다.

일단 부산시는 23년 만에 착공하게 된 만큼 이번에는 중단없는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공사 진행 상항을 체크하며 롯데그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미다. 3년마다 해오던 롯데백화점 광복점 등 판매시설의 임시사용승인 연장을 1년 단위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시 김광회 도시균형발전실장은 “한번 시작한 공사는 안전과 비용 문제로 중단이 쉽지 않고 기공식까지 열며 시민에게 약속한 만큼 롯데에서도 이를 무겁게 여길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현장에 임원급 팀장을 상주시켜 공사를 감독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 김상현 부회장은 “부산롯데타워는 부산의 국제해양관광거점개발과 친환경 워터프런트 조성을 위한 북항재개발에서 성공적인 역할을 하고 2030엑스포 개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롯데가 부산시와 다양한 상생협력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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