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는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미국 국고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연 고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까닭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변동형은 물론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도 연 7%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4.412%를 기록했다. 이는 5개월 사이 최고 수준이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된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3월 20일 이후 연 3%대를 기록하다가 5월 23일 다시 4%대로 오른 이후 상승 추세에 있다. 미국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있는 데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는 지난 22일 장 중 한때 4.3659%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한국 국고채, 은행채에 영향을 준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 24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0~6.318%를 기록 중이다. 지금 추세라면 조만간 금리 하단이 연 4%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설 전망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상황도 비슷하다. 변동형 주담대 지표금리가 되는 7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3.69%로, 전월보다 0.01%P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수신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다음 달 코픽스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5~6.949% 수준인데, 조만간 상단이 7%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오르자 주담대 대출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연 3%대 주담대가 종적을 감췄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주담대 금리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