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부산에서 아파트 5800여 가구가 분양된다. 올 들어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9월 분양 아파트 단지들이 나름의 특색을 가지고 있어 이들 단지 성적이 향후 부산 분양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9월 부산에는 남구 대연동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대연4재건축), 강서구 강동동 부산에코델타시티 16블록 중흥S-클래스, 남구 우암동 해링턴마레(우암1재개발) 등 5828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최근 청약률이 높아지고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완화되자 그동안 분양을 미뤄왔던 단지들이 서둘러 분양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선 지난 3월 남구 우암동에서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가 0.6 대 1이라는 청약률에도 최근 완판을 기록했다. 또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대연 디아이엘도 평균 15.62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 1순위 마감했다. 대연 디아이엘 역시 18일 만에 완판을 기록하는 등 최근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정부에서 전매 제한 등 분양권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하반기에 바닥을 찍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분양이 몰리는 것 같다”며 “최근 3년 뒤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발표 등으로 인해 시장 분위기가 변한 것도 분양을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9월 분양이 예정된 주요 단지들은 서로 특색이 달라 시장의 관심도가 높다.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은 하이엔드 브랜드, 광안대교뷰, 주거 선호도가 높은 대연동이라는 장점이 있다. 반면 330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양가에, 후분양으로 인해 잔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점도 변수다.
에코델타시티 중흥S-클래스는 에코델타시티가 부산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만큼 개발 호재가 많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에코델타시티는 공공이 조성한 택지여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건설사가 임의로 분양가를 결정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가 예상된다. 다만 에코델타시티에 그동안 많은 물량이 풀려 경쟁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변수다. 지난 2월 분양한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의 청약 경쟁률은 12.11 대 1, 지난 4월 분양한 에코델타시티 대성베르힐은 4.69 대 1, 지난 5월 분양한 에코델타시티 디에트르 더 퍼스트는 1.33 대 1을 기록했다.
해링턴마레는 북항 재개발, 2030월드엑스포 유치 등 개발 호재와 함께 인근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가 완판을 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분양업계에서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의 완판 소식을 듣고 해링턴마레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는 5% 계약금,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전문가들은 9월에 분양하는 단지들이 지난 7월 분양한 대연 디아이엘의 좋은 성적을 이어간다면 향후 부산 분양권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9월 분양하는 아파트들은 브랜드나 입지 등이 다양해 시장의 수요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분양가가 높아져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브랜드, 입지 등의 적정 가격을 두고 면밀히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