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청 신청사 건립이 본격화되자 현재 청사 자리를 두고 부동산 개발 업계가 벌써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해운대구청 일대가 ‘리치벨트’로 불리며 고급 아파트, 오피스텔 등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매물로 나올 경우 경쟁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현 청사 부지 매각 단가가 3.3㎡당 1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4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1980년대에 건립돼 노후한 해운대구 청사를 새롭게 짓는 신청사 건립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이르면 내년 1월 착공한다. 신청사 건립사업은 해운대구 재송동 해운대구문화복합센터 인근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 건축물을 짓는 사업으로 2026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에 해운대구 중동 현 해운대구청 부지 8622㎡(약 2600평)에 대한 부동산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 해운대구청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은 물론 상가가 밀집한 구남로와도 가깝다. 해운대해수욕장도 도보로 이용 가능해 주변에 이만한 ‘노른자’ 땅을 찾기 힘들다.
최근 해운대구청 일대는 개발이 진행 중이다. 최근 해운대 푸르지오 더원, 해운대 경동리인뷰 2차가 분양했고, 특히 해운대 경동리인뷰 2차는 해운대구에서 3.3㎡당 가장 높은 분양가를 기록했다.
또 하이엔드 오피스텔 ‘더마레 해운대’도 분양 중이다. 더마레 해운대는 국내 최초 오션뷰 ‘스카이가라지’를 품은 오피스텔이다. 스카이가라지란 슈퍼카를 집 안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다. 국내에서는 한강 조망권을 품은 위너청담이 첫 번째고 더마레 해운대가 두 번째다. 여기에 엘시티 워터파크로 잘 알려진 클럽디 오아시스가 지난 여름 개장했고, 달맞이 고개에는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빌라도 분양 중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운대 리치벨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해운대구청은 리치벨트의 중심 위치라고 볼 수 있다”며 “개발업체들이 누구나 군침을 흘릴 만한 자리”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 해운대구청 부지가 시장에 나온다면 3.3㎡당 1억 원 수준인 2600억 원은 거뜬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에 나선다면 여러 업체가 경쟁하며 3.3㎡당 1억 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지만 변수는 해운대구청의 입장이다. 신청사를 짓는데 비용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매각해야겠지만, 해운대구청은 이미 신청사 건립을 위한 사업비 1741억 원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해운대구청은 전문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검토 중이다. 해운대구 신청사건립추진단은 도시건축 포럼B와 함께 ‘현 청사 활용방안 관련 전문가 포럼’을 열기도 했다. 도시건축 포럼B는 2010년 3월 창립한 도시건축 전문가 모임으로 도시건축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포럼B는 축제 전용 플랫폼, 실내스포츠 메카, 스마트농업의 중심, 온천을 콘셉트로 한 시설 등 해운대 현청사의 다양한 활용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해운대구청 신청사건립추진단 관계자는 “타 지역의 사례와 전문가,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통해 내년 말께 현 청사 부지의 활용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며 “공공적인 기능을 고려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