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0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부산 연제구 ‘거제2구역’ 내 초등학교 배치가 가시화되면서, 학부모 사이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1400명이 넘는 초등학생들이 2개 초등학교로 쏟아지면서 학급 과밀과 학생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동래교육지원청은 지난 17일 발표된 ‘통학구역 조정에 대한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서를 다음 달 6일까지 받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행정예고안에 따르면 다음 달 레이카운티 아파트 입주에 앞서 1·2단지 학생들은 창신초등학교로 배정받았으며 3·4·5단지는 거제초등학교로 배정됐다. 인근 지역인 거제2동 3~8통은 남문초등학교로 배정받았다.
거제2구역 부지의 레이카운티 아파트 단지의 규모는 4470세대로, 잠정 추산되는 입주세대의 초등학생만 1400명가량이다. 반면 학생 증가에 따른 인근 초등학교 준비는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학급당 학생수는 창신초등 26명, 거제초등 20명, 남문초등 27명이다. 창신초등과 거제초등은 레이카운티 입주에 앞서 증축을 진행 중이다. 창신초등은 현재 37학급에서 63학급으로, 거제초등은 현재 26학급에서 34학급으로 규모가 늘어난다. 정작 학급당 학생 수가 가장 많은 남문초등은 증축 계획이 세워지지 않아, 학급 과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육청은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이 넘으면 과밀학급으로 보고 있다.
남문초등 학부모들은 과밀 우려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남문초등은 인근 선호하는 중학교로 진학할 가능성이 크고 주변에 학원가도 많은 편이어서, 고학년 전입생이 많아 경우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남문초등 김경아 학부모회장은 “현재도 교실 부족으로 음악실을 교실로 바꾸는 등 아이들이 사용해야 하는 특수 교실을 없애고 있다”며 “6학년 아이들의 졸업 후 임시 교실을 다시 특수 교실로 만들 예정이었는데, 증축도 없이 새 아이들이 들어오면 그 공간을 다시 과밀학급으로 꽉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축이 진행 중인 거제초등에 배정받은 레이카운티 입주 예정자들도 멀어진 통학 거리를 문제삼고 있다. 레이카운티 초등생들이 1.5km 떨어진 인근 거제초등에 분산배치되며 아이들이 가까운 학교를 두고 먼 거리를 돌아 등교하게 됐다는 것이다. 동래교육지원청의 행정예고가 발표된 이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아이들이 너무 먼 거리를 돌아가게 되었다”며 “통학거리는 아이들의 안전문제가 직결돼 있는데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동래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창신초등 통학구역에 위치한 레이카운티가 워낙 대단지라 아파트 전체를 창신초등으로 배치하기 어려웠다”며 “창신초등의 과밀을 막고자 불가피하게 레이카운티 인근을 조정대상 구역으로 설정해 통학구역을 바꿨다”고 말했다.
레이카운티가 들어설 거제2구역의 초등학교 문제는 과거부터 논란이 되어왔다. 2005년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당시 아파트 단지 내에는 초등학교 설립부지가 포함됐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와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신설이 아닌 분산배치로 방향을 틀었다. 해당 부지는 체육공원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이후 분양이 마무리되고 준공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예비 초등생을 수용할 초등학교 배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