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인 오는 28일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국 결정은 국제박람회기구(BIE) 각국 대표의 손에 달렸다. 국가마다 1명에서 최대 3명까지 BIE 대표로 총회에 참석하는데, 이들 중 1명이 국가를 대표해 투표권을 행사한다. BIE 각국 대표의 한 표에 따라 부산의 미래가 판가름 난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 교외 도시 이시레물리노의 전시시설 ‘팔레 드 콩그레’에서 열리는 제173차 BIE 총회에서 2030세계박람회 개최국 투표가 이뤄진다.
BIE 각국 대표는 보통 주프랑스대사관 대사가 선정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국가에 따라 프랑스 인근 국가의 대사나 참사관인 경우도 있다. 국가 원수가 BIE 대표를 맡는 일은 드물고, 국가에 따라 외교부 장관 등 고위급 인사로 구성되는 일도 있다.
한국은 1~4차 프레젠테이션(PT) 때 그랬듯 3명의 BIE 대표를 파견한다. 엑스포 유치 후보국의 BIE 대표도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BIE 182개국 회원 중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투표 자격을 상실한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투표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회 전에 회비를 완납하면 다시 투표할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182표를 두고 3개국이 총회 직전까지 치열하게 선거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투표 방식은 전자 투표다. 최대 3명까지 BIE 국가 대표로 총회에 참석할 수 있지만 전자 투표기를 쥐는 사람은 국가를 대표해 단 한 사람이다. 가려진 기표대에 들어가서 표를 행사하는 완전한 비밀 투표는 아니다. BIE 각국 대표가 자신의 자리에서 전자 투표기를 누르는 방식이다. 하지만 BIE 총회장에는 오직 BIE 각국 대표만 들어갈 수 있어서, 어느 정도 비밀은 보장된다.
투표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28일 오후 4시가 유력하다. 한국 시간으로 29일 오전 0시다. 1차 투표에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서 3분의 2 이상 다수표를 받아야 2030월드엑스포 개최국이 될 수 있다.
부산시는 3개 국가가 엑스포 유치에 뛰어든 만큼,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표를 받는 국가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이탈리아를 따돌리고 2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는다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2차 투표에서는 3분의 2가 아닌 1표라도 많은 표를 받은 국가가 엑스포 개최국으로 선정된다.
전자 투표 방식이기 때문에 투표 집계가 빠르게 완료되고 2차 투표까지 가더라도 투표 개시 후 20분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BIE는 현장에 설치된 미디어룸과 BIE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투표 결과를 바로 공개한다.
투표에 앞서 현지 시간 28일 오후 2시(한국 시간 28일 오후 10시)에 시작되는 5차 PT는 한국,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순으로 20분씩 진행 예정이다. 한국은 쇼비즈니스 성격을 배제하고 진중한 기조로 영어 PT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PT 내용은 BIE 공식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이 로마나 리야드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지점은 엑스포 유치를 향한 시민의 열망과 참여다”며 “2030부산엑스포 유치 100만 서명 운동에서 출발해 국가사업으로 채택되고 여기까지 온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