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고돼 ‘입주 절벽’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부산은 같은 해에 입주 물량이 급감할 전망이어서 아파트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상 물량은 24만 1785가구로, 올해(36만 7635가구)보다 12만 5850가구 적다. 이 같은 입주 물량은 2013년 19만 9633가구를 기록한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내년에는 33만 150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올해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지만 내후년에는 크게 줄어드는 것. 물량 면에서 보면 경기도가 올해 11만 2755가구에서 내후년 6만 5367가구로, 4만 7388가구가 줄어든다. 부산은 감소율이 타 시도보다 더 높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부산은 올해 2만 5285가구에서 2024년 1만 5122가구, 2025년 8674가구로 감소한다. 17개 시도 중 12위 규모다. 부산은 2017~2023년 사이 대부분 2만 가구 중반대 새 아파트 입주가 이뤄졌었다. 울산도 올해 8786가구, 내년 4500가구, 내후년 2874가구로 크게 줄어든다. 다만 경남은 올해 1만 5714가구에서 내후년 1만 8574가구로 2860가구가 늘어난다. 부산에서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대표적인 단지를 살펴보면 2024년에 동래구 온천동 래미안포레스티지 4043가구, 부산진구 초읍동 초읍하늘채포레스원 756가구, 부산진구 부암동 백양산부암서희스타힐스 1295가구, 사하구 장림동 두산위브더제니스센트럴사하 1643가구 등이다. 또 2025년에는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자이더샵SK뷰의 2276가구 입주가 시작되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중소단지다. 강서구 강동동 e편한세상에코델타센터포인트(19블럭) 953가구, 부산진구 당감동 서면4차봄여름가을겨울 607가구, 사하구 하단동 사하삼정그린코아더시티 216가구, 기장군 장안읍 장안지구중흥S클래스B2 531가구 등이다.
이처럼 내년부터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이다. 금리가 급속하게 오르면서 건설사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주택 수요자들은 대출금리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여기에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으로 건설사들의 건축비용도 짧은 시간에 급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주택시장에 뛰어들지 않아 그 여파가 내년부터 시작돼 2025년부터 본격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부동산시장 환경이 많이 바뀌어 단언하기는 힘들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경남지사 대표는 “주택 공급률이 100%에 이르는 상황에서 새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이 크게 상승한 새 아파트 가격을 감수하고 선뜻 주택을 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과거엔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주변의 구축 아파트들도 가격이 함께 따라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입주 아파트 가격대가 너무 높아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시장으로 가격대가 양분되는 형국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금리가 변수이긴 한데 만약 2025년에 과거와 같은 초저금리가 재현된다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택을 구매하려고 할 것이지만, 금리가 어정쩡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주택 가격은 약상승 또는 강보합 정도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