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극초음속탄도미사일(IRBM)이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모든 미사일을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했다며 미사일 체계 완성을 선언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탄도 미사일 ‘화성포-16나’ 형의 첫 시험발사를 전날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시험발사는 안전을 고려해 사거리를 1000㎞ 한도 내로 국한시키고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지연과 능동 구간에서의 급격한 궤도 변경 비행 방식으로 속도와 고도를 강제 제한하면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의 활공 도약형 비행궤도 특성과 측면기동 능력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사일에서 분리된)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는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1차 정점고도 101.1㎞, 2차 정점고도 72.3㎞를 찍으며 비행해 사거리 1000㎞ 계선의 조선동해상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주장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이 미사일이 600여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IRBM 고도화에 주력했다. 북한 미사일 체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리로 여겨지는 IRBM은 사거리 3000∼5500㎞로, 평양에서 약 1400㎞ 떨어진 일본 오키나와, 3500㎞ 떨어진 괌 등을 타격권에 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진행했고, 올해 1월 14일에는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탄두)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또 지난달 19일에는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미사일에 사용할 다단계 고체연료엔진의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했다. 이 엔진에 극초음속 무기를 탑재해서 이번에 시험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시속 6120km 이상)로 비행하며, 추진체에서 분리된 탄두가 불규칙한 궤도로 낙하해 추적 및 요격이 어렵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와 관련, “이로써 우리는 각이한 사거리의 모든 전술, 작전, 전략급 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며 “전지구권 내의 임의의 적 대상물에 대해서도 ‘신속히, 정확히, 강력히’라는 당중앙의 미사일무력 건설의 3대 원칙을 빛나게 관철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북한이 그간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온 가운데, 이번에는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까지 고체연료로의 전환을 성공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존 북한이 보유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은 ‘KN-23’(이스칸데르), ‘KN-24’(에이테큼스), ‘KN-25’(초대형 방사포)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사거리 300∼1000㎞)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1천∼3000㎞)인 ‘북극성-2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5500㎞ 이상)인 ‘화성-18형’ 등이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