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철쭉제 폐막…잦은 비·강풍에 울었다

입력 : 2024-05-14 14: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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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합천 철쭉제 동시 폐막
비·강풍 탓 조기 낙화 이어져
26만 명 방문 그쳐 ‘아쉬움’

올해 합천 황매산 철쭉제 모습. 축제는 무사히 끝났지만 올해 폭우와 강풍 등 궂은 날씨 탓에 철쭉꽃이 조기낙화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합천군 제공 올해 합천 황매산 철쭉제 모습. 축제는 무사히 끝났지만 올해 폭우와 강풍 등 궂은 날씨 탓에 철쭉꽃이 조기낙화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합천군 제공

경남서부지역 대표 봄꽃 축제인 황매산 철쭉제가 폐막했다. 올해도 아름다운 철쭉 자태를 보기 위한 전국 상춘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기후 탓에 꽃이 제대로 피지 않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14일 합천군과 산청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지역별로 개막한 황매산 철쭉제가 지난 12일 동시에 폐막했다.

먼저 올해 40회째를 맞은 산청 황매산 철쭉제는 ‘철쭉 풍년 제례’를 비롯해 다채로운 체험·공연행사로 꾸며졌다. 또 농특산물 판매장터, 향토음식점 운영은 물론, 새롭게 선보인 유기한우 시식·할인판매행사 등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제28회 합천 황매산 철쭉제도 여느 때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을 맞았다. 철쭉 제례 외에도 ‘보물찾기 이벤트’, ‘나눔카트 프로그램’, ‘도슨트 프로그램’, ‘철쭉콘서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두 지역 철쭉제 모두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흥행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나라 3대 철쭉 명산으로 꼽히는 황매산은 60만㎡ 규모의 철쭉 군락지가 있는 곳으로 매년 봄이면 드넓은 ‘진분홍빛 산상 화원’이 펼쳐진다.

황매산이 산청과 합천 양 지자체에 걸쳐 있다 보니 같은 기간 동시에 축제를 개최한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철쭉을 보기 위해 황매산을 찾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시기는 철쭉제 기간이다. 양 지역 모두 합쳐 연간 60~70만 명 정도가 방문한다.

올해 산청 황매산 철쭉제 모습. 산청에서는 총 7만 명 정도가 방문해 약 1억 8000만 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산청군 제공 올해 산청 황매산 철쭉제 모습. 산청에서는 총 7만 명 정도가 방문해 약 1억 8000만 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산청군 제공

하지만 올해는 산청 방면에서 7만 명, 합천 방면에서 19만 명 등 약 26만 명이 방문하는데 그쳤다. 앞서 축제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모습을 기대하고 산에 올랐는데 꽃이 거의 없어서 당황했다. 올해는 기후가 예측이 안 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원인은 날씨다.

기상청에 따르면 축제기간 16일 동안 산청과 합천에는 총 9일간 비가 왔다. 심지어 주말·공휴일(근로자의 날·대체공휴일 포함)이 총 8일이었는데 이 가운데 5일 동안 비가 내렸다. 또 축제기간 내내 꾸준히 이어진 강풍 역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은 요인이다. 여기에 어린이날엔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청군은 5일 하루 축제장을 휴장했으며, 합천군은 일부 지역에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등 지역 전체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철쭉 개화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축제 초반에는 철쭉이 제대로 개화하지 않아 관람객들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후 철쭉이 조금씩 개화하기 시작했지만 지난 5일 강풍과 폭우가 찾아오면서 대부분의 철쭉꽃이 조기 낙화해버렸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축제기간 중 비바람으로 철쭉 개화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황매산철쭉제를 방문해주신 많은 관광객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철쭉이 비바람과 동해로 축제 기간 내내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많이 있지만, 내년엔 더욱더 개선된 모습으로 축제를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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