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바다 열린 날, 백사장엔 내국인 반 외국인 반

입력 : 2024-07-01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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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7개 해수욕장 개장 첫날 ‘북적’
장마 주춤한 덕에 일광욕 즐기며 여유
해운대엔 파라솔 매표소 첫 등장
수영하기엔 아직 바닷물 차가워

부산 지역 해수욕장 개장 첫날인 1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지역 해수욕장 개장 첫날인 1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일 장맛비가 그친 부산 각 해수욕장 백사장에 오색찬란한 파라솔이 펼쳐졌다. 해수욕장 정식 개장 첫날부터 부산 7대 해수욕장은 여름을 만끽하는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2시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길게 늘어선 파라솔과 선베드 행렬로 여름의 시작을 알렸다. 한낮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들어간 파라솔 아래에서 피서객들은 선베드나 돗자리에 누워 여유를 즐겼다. 아이들과 튜브에 바람을 넣는 가족부터 일광욕을 즐기는 외국인까지 다양한 피서객이 이날 해수욕장을 찾았다. 장마철에 한풀 꺾였던 더위는 비가 멈추자 다시 들끓었다. 이날 한낮 부산의 최고 기온은 27도를 웃돌았다.

무더운 날씨에 바다에 풍덩 들어갔다가 아직 찬물에 몸서리를 치며 나오는 피서객도 눈에 띄었다. 경남 산청군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온 박정운(37) 씨 옆에는 37개월 된 쌍둥이 딸 둘이 모래성을 쌓고 있었다. 박 씨는 “딸들과 바다에 들어갔는데 물이 찬지 아이들이 안 들어가고 모래놀이만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부산을 찾은 대학생 김진기(20) 씨는 선베드 위에서 물기 묻은 머리를 털고 있었다. 김 씨는 “객기로 친구들과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추워서 몸을 말리고 있다. 한여름인 줄 알았는데 아직은 춥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국내 휴가철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만큼 평일 백사장에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반반 섞여 있었다. 러시아에서 가족들과 부산으로 휴가를 온 줄리아 노르(28) 씨는 “2개월째 부산에 머물고 있다. 장마철이라 바다에 들어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날이 개서 다행이다”며 “부산은 처음인데 부산 바다가 깨끗하고 아름다워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광욕을 즐기던 테일러 설릭(33) 씨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던 차에 휴가를 내고 부산으로 놀러 왔다”며 “부산 해수욕장 근처에는 즐길 것이 많아 친구들과 낮에는 바다를, 밤에는 해운대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개면서 파라솔 대여업체도 손이 바빠졌다. 올해부터 해운대구는 파라솔 등 피서용품 대여를 일부 구청 직영으로 운영하고, 대여 결제시스템을 자체 운영으로 바꿨다. 결제 단계부터 매출 정산까지 직접 구가 챙겨 투명성을 챙기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해운대 백사장에는 파라솔 매표소가 처음 생겨났다. 관광객들이 매표소에서 결제를 하고 코드 표를 발부받아 대여업체에서 결제한 피서용품을 받아 가는 방식이다.

처음 시도하는 결제 방식에 관광객들이 대여업체를 찾았다가 매표소로 발길을 도로 돌리는 장면도 연출됐다. 파라솔 대여업체 해변환경보존회 강영철 회장은 “아직 새로운 방식이 낯설지만 차차 적응을 해 나가고 있다”며 “오늘 오후 2시까지 피서객이 빌려 간 파라솔만 100개 정도 되는데, 한창때는 300개가 훌쩍 넘는다. 비만 안 오면 좋을 텐데 피서철에 장마가 겹쳐 걱정이다”고 말했다.

폭염이 예고된 올여름, 해운대 백사장에는 처음으로 그늘막 비치카바나도 설치된다. 웨스틴 조선 부산 앞 백사장 150m구간에는 포토존과 해변영화제, 게임 체험존 등 즐길 거리도 새로 마련돼 관광객의 발길을 잡을 계획이다. 당초 본 개장일에 맞춰 7월부터 개방하려고 했던 콘텐츠들은 장마가 끝나는 이달 둘째 주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이달 말 열리는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의 부산바다축제, 해변가요제와 다음 달 열리는 서구 송도 해수욕장의 창작가요경연인 송도 여름바다축제와 현인가요제 등도 올 여름 기대되는 볼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해운대를 비롯한 광안리, 송정, 송도, 다대포, 일광, 임랑 등 부산 지역 7개 해수욕장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부산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해수욕장 7곳을 운영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수할 수 있고 파라솔, 튜브 등 피서 용품도 해수욕장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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