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더위 먹은 사람들, ‘최악의 여름’에 가까워졌다

입력 : 2024-08-25 18: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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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자 3019명, 역대 2번째 기록
사망자 부울경 7명 포함 벌써 28명이나
올해 부산 폭염 일수 13일로 역대 2위
열대야 33일 발생, 역대 5위에 해당
당분간 무더위… 날씨 기록 갈아치울 듯

열대야가 이어진 지난 24일 밤 부산 사하구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열대야가 이어진 지난 24일 밤 부산 사하구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날씨도, 온열질환 환자 수도 21세기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낮에는 무더위,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올해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여름 발생한 환자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부산에서는 열대야가 26일 연속으로 발생하면서 최장 지속 일수 기록을 깬 데 이어, 폭염과 열대야 발생 일수도 2018년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치솟는 온열질환자… 역대 2위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19명으로 지난해 온열질환 누적 환자 2818명을 넘어섰다. 질병청이 2011년부터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면서 온열질환자 수를 집계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다. 역대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나온 해는 2018년으로, 총 452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018년이 48명으로 가장 많이 나왔고, 지난해가 32명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는 21일까지 기준 28명의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부울경에서는 올해 466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고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무더위 같은 고온의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보이고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최소 다음 달 초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온열질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 중 65세 이상이 31.4%를 차지했고, 남성이 77.6%로 여성보다 더 많았다. 주로 야외 작업장(31.3%), 논밭(14.6%) 등 실외(78.0%)에서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는 50~60대가 많았다. 50대가 558명, 60대가 557명으로 각각 약 18.5%를 차지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55.6%, 열사병이 20.7%였다.

■기록적 폭염 일수… 부산선 역대 2위

올여름은 열대야가 기승이지만, 폭염도 만만하지 않다.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날을 뜻한다.

25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올해 부산 폭염 일수는 이날까지 13일째다. 폭염을 기록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올해 부산 폭염 일수는 역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부산 역대 폭염 일수 1위는 역시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으로 총 18일이었다. 2018년의 경우 7월에 9일, 8월에 9일의 폭염이 기록됐는데, 올해는 8월에만 폭염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역대 2위는 2013년의 13일이었는데, 2013년을 3위로 밀어냈다. 기상 기록은 최신 관측 기록을 우선으로 한다.

올해는 그야말로 ‘날씨 기록 경신의 해’라고 부를 만하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9일까지 부산에서 무려 26일 동안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1위였던 2018년과 1994년의 연속 21일 기록을 깼다.

부산의 열대야 총 발생 일수만 놓고 보면 올해는 아직 1994년의 47일(역대 1위), 2018년의 37일(2위)에 못 미친다. 올해 부산에서 25일까지 열대야가 총 33일 발생해 5위에 자리 잡고 있다. 역대 4위인 2001년의 34일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크다.

다음 주까지 부산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예상되는 만큼, 열대야 순위는 조만간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부산과 울산 서부, 경남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며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폭염경보 지역 35도 이상)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고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아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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