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꺼져 트럭 빠지고 세계문화유산 무너지고

입력 : 2024-09-22 18: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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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폭탄 맞은 부울경 곳곳 피해

사상서 가로 10m 땅꺼짐 사고
소방본부 차량 등 트럭 2대 빠져
김해 대성동 고분군 사면 붕괴
경부선·동해남부선 운행 차질

21일 오전 부산에 200mm 넘게 내린 폭우로 온천천 수위가 올라가 산책로와 체육시설 등이 물에 잠겨 있다(위). 21일 낮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경남 김해시 대성동고분군 내 일부 사면이 무너졌다. 정종회 기자 jjh@·김해시 제공 21일 오전 부산에 200mm 넘게 내린 폭우로 온천천 수위가 올라가 산책로와 체육시설 등이 물에 잠겨 있다(위). 21일 낮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경남 김해시 대성동고분군 내 일부 사면이 무너졌다. 정종회 기자 jjh@·김해시 제공

가을 폭염에 이은 ‘극한 호우’가 부산과 경남뿐 아니라 전국 곳곳을 덮쳤다. 부산에선 땅꺼짐 현상(싱크홀)으로 트럭 2대가 도로 속에 파묻혔고, 경남에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일부가 무너지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0~21일 400㎜가 넘는 집중 호우로 16개 구·군과 소방 당국에 피해 신고가 모두 1456건이 접수됐다. 지난 21일 오후 10시 기준 16개 구·군이 접수한 552건 중 도로 침수가 222건으로 가장 많았다. 맨홀 관련 83건, 토사 유출 36건, 도로 파손 55건, 기타 156건으로 집계됐다. 소방 당국은 안전 조치 168건, 배수 지원 47건 등 총 904건을 처리했다.

부산에선 79가구에서 주민 149명이 대피했다. 강서구 92명, 동구 41명, 서구 8명, 동래구 6명, 금정구 2명 등이 몸을 피해야 했다. 하천 주변 산책로 23곳과 지하차도 15곳이 통제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기록적인 극한 호우로 부산에선 대형 땅꺼짐 현상이 일어나 트럭 2대가 도로 아래로 떨어졌다. 땅꺼짐 현상은 지난 21일 오전 8시 45분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규모로 일어났다. 당시 배수 작업에 투입된 부산소방본부 차량뿐 아니라 바로 옆을 지나던 5t 트럭도 빠졌다. 수영교차로 해운대 방면 도로에는 길이 7m, 깊이 15cm 규모 포트홀도 생겼다. 부산진구 한 맨홀 주변에선 역류하는 물에 아스팔트가 산산조각 나기도 했다. 강서구 조만강뿐 아니라 동래구 온천천 하천 수위가 올랐다. 해운대구 올림픽교차로 일대뿐 아니라 연제구 거제동, 강서구 지사동, 부산진구 범천동 등에 물이 차올랐다.

경남에서도 최대 500㎜가 넘는 폭우로 곳곳에서 수해가 잇따랐다. 소방 당국은 구조 34건, 배수 167건, 안전 조치 874건 등으로 등 모두 1074건에 대한 현장 수습에 나섰다. 도내 세월교, 하천변 산책로, 하상도로, 둔치 주차장 등 349곳이 통제됐다. 산사태와 하천 범람 등이 우려되는 지역 주민 674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성동 고분군 서쪽 사면 약 96㎡가 지난 21일 무너졌다. 김해시가 긴급히 천막을 덮어 임시 조치에 나섰다. 창원 성산구와 김해 장유를 잇는 창원터널·불모산터널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열차 운행도 멈췄다. 지난 21일 오후 ITX·새마을·무궁화호 등 경부 일반선 동대구역~부산역 구간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같은 날 오후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을 오가는 동해남부선도 운행을 멈췄다. 경전선(열차) 일부 구간도 운행이 조정되거나 중지됐다. 울산에서도 지난 21일 하루 동안 158mm 비가 내린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폭우는 전국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22일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 상황’ 자료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진 지난 20일부터 22일 오전 5시까지 전국 7개 시도(부산·충북·충남·전남·경북·경남·전북)에서 1501명이 대피했다. 22일 오전 6시 기준 전국 농경지 4116ha가 물에 잠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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