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을 대체할 친환경 해양 바이오 화학 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24일 막을 올린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rld Ocean Forum·WOF)의 첫 세션은 해양 바이오다. 먼저 발제에 나선 포항공대 정규열 교학부총장은 ‘해양 산업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의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대체 바이오 원료인 ‘갈조류’를 다뤘다. 정 부총장에 따르면 갈조류는 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는 옥수수의 한계를 극복한다. 농업용수나 비료 없이 바다 양식이 가능해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높다. 전 세계 야생 서식지도 많아 양식 기술만 고도화하면 생산량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특히 AI는 ‘합성 생물’ 기술을 설계하는 데 큰 역할을 해, 갈조류의 활용 가능성을 높인다. 정 부총장은 “갈조류의 자원화를 위해 미국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대량 양식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면서 “이에 성공하면 해양 기반의 바이오 화학 단지가 건설될 뿐 아니라 낙후된 어촌이 ‘새로운 유전’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신약 개발의 유망한 자원으로서 해양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주)온코빅스 김성은 대표는 다양한 생리 활성 화합물을 포함하는 해양 천연물이 신약 개발에 활용된다고 말했다. 특히 ‘챗GPT’가 이러한 해양 천연물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양 천연물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챗GPT는 자연어 처리 능력을 통해 문헌 분석, 데이터 통합, 잠재적 후보 물질 예측 등 신약 개발의 여러 단계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주)인실리코젠 강병철 상무는 짧은 단백질인 펩타이드의 연구에 활용되는 AI에 대해 설명했다. 강 상무는 “AI와 빅데이터는 펩타이드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잠재적 기능을 예측한다”면서 “특히 중요한 생물학적 활성의 패턴을 식별하는데, 이는 의학과 생명공학의 발전에 필요한 새로운 화합물을 발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양대 노미나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 복잡한 미생물 군집인 마이크로바이옴을 집중 조명했다. 더불어 이러한 미생물 군집이 인간의 건강,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데 AI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정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수석연구원은 해양수산 데이터를 수집, 관리, 분석, 배포하는 해양수산 바이오 데이터 센터를 소개했다. 최 연구원은 “센터는 사용자에게 원천 데이터와 분석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해양 바이오 연구를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을 맡은 해양생물자원관 최완현 관장은 “AI는 건강 기능 식품, 화장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뿐 아니라 향후 해양 바이오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경제적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