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면 어디를 떠올릴 수 있을까. 필자는 단언컨대 많은 이들이 부산을 떠올릴 것으로 생각한다. 해운대, 광안리와 같은 대표적인 해변, 아름다운 강과 산, 겨울엔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뛰어난 자연환경과 생활 인프라까지. 실제로 지난 8월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레저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살기 좋고, 일과 여행하기 좋은 도시 100선’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부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지난달 중순에 부산중기청장으로 부임한 뒤 지역경제 현황을 살펴보면서 느낀 충격은 작지 않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을 이끌고 갈 청년들이 일자리 부족 등의 이유로 부산을 떠나고 있다는 것을 여러 매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5월 국내 인구이동 결과’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서 15~29세 청년인구가 처음으로 50만 명 선이 무너지는 등 청년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 발표에서 2023년 부산 순유출 인구 1만 1432명의 이동 이유를 보면 ‘직업’이 9939명(86.9%)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인구 유출·감소 현상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결국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한데, 그 방안 중 하나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과 유니콘 기업 육성을 들 수 있다. 청년들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환경에서 일하기를 원하며, 원격 근무, 유연 근무제 등이 도입된 다양한 복지혜택을 원하기에 스타트업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43%가 스타트업에 대한 경험해 보고 싶다고 했으며, 이들은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기업 환경과 빠른 성장 가능성을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창업진흥원이 올해 5월 발표한 ‘2023년 창업지원기업 이력·성과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평균 9.68명을 고용했으며 고용 증가율은 2.65%로 나타났다. 매출액 또한 평균 14억 1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7.13% 증가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부산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예비·초기창업패키지 등 14개 사업에 52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부산대학교를 창업중심대학으로 선정하여 21개 프로그램에 63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의 입주 애로 등의 해결을 위해 부산시·테크노파크 등과 부산그린스타트업타운 조성 사업 등에 271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술·사업성이 우수한 창업기업 678개 사를 대상으로 사업화 자금(융자) 약 1400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또한, 지난 7월 서울과 부산이 ‘글로벌 창업허브’로 선정되었다. 이를 계기로 부산중기청은 해외 모범사례로 거론되는 프랑스 ‘스테이션 F(기차역을 개조한 세계 최대의 스타트업 캠퍼스)’와 같이 부산의 창업 허브 기능을 강화해 부울경을 아우르는 동남권 지역의 창업벤처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지역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지자체와 원팀을 이루어 지역 기업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에 일조하고자 한다.
앞으로 부산중기청은 부산이 단순히 ‘살기 좋은 도시’를 넘어서 청년들이 정착하여 ‘일하기 좋고 창업하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