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백일해 유행 속에 우리나라에서도 첫 백일해 사망자가 나왔다. 2011년 백일해 사망자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첫 사례다.
질병관리청은 생후 2개월 미만 영아가 백일해로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중 지난 4일 증상 악화로 사망했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영아는 기침, 가래 등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는데, 지난달 31일 백일해로 확진 받았다. 이 영아는 생후 2개월 미만이라, 생후 2개월에 맞는 백일해 1차 예방 접종을 받기 전이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제2급 법정 감염병이다. 콧물이나 경미한 기침으로 시작해 발작성 기침으로 이어지는데, 100일 동안 기침이 계속된다고 해서 백일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백일해는 올해 11월 1주 기준으로 총 3만 332명의 의사 환자를 포함한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7~19세 소아·청소년 환자가 전체의 87.7%로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백일해 환자 발생 현황을 보면 2015년 205명, 2016년 129명 등 수백 명대였다. 올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백일해 환자가 발생한 2018년에도 980명으로 1000명이 채 안됐다. 지난해에도 292명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해 통상적인 수준이었는데, 올해 환자 수가 100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백일해 유행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영국의 경우 지난 9월까지 누적 환자가 1만 3952명이었는데, 이 중 영아 환자 10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13만 명 이상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했고, 35명이 숨졌다. 이 중 1세 미만 영아 20명을 포함한 소아가 22명, 성인 13명이 사망했다. 미국에서도 올해 백일해 환자 2만 2273명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배 증가했다.
질병청은 백일해 첫 접종을 하기 전 영아가 백일해에 면역을 갖고 태어날 수 있도록 3기(27~36주) 임신부의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