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친문(친문재인)계가 ‘이재명 체제 지키기’에 적극 나섰다. “대안은 이재명밖에 없다”고 외치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판결에 격앙된 친명(친이재명)계가 ‘내부 단속’에 나서자 친문계가 낮은 자세로 대응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의원은 19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관련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둘 다 명확한 무죄”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위증교사 사건 1심 법정 구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말은 너무 악의적”이라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에는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지금 (이재명) 대안 세력을 언급할 수 없다”면서 “유일한 선택이자 유일한 대안은 이재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안으로 거론되는 3김·3총(김부겸 이낙연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지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두관 전 의원)도 그런 마음을 비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수석도 1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야권에서 태산처럼 우뚝 선 형국”이라며 “이 대표가 낙마하더라도 그 뒷공간을 (3김·3총이) 차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전 수석은 “이 대표가 대법원 최종 판결로 피선거권이 박탈되지 않는 한 이 대표 집권을 위해서 같이 뛰어줘야 된다”고 덧붙였다.
최 전 수석은 특히 친명계 최민희 의원의 “비명계 죽일 것” 발언에 대해서도 “틀린 말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 의원은 지난 16일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진행한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비명계가 움직인다고 (보도)하는데 움직이면 죽는다”면서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수석은 최 의원의 발언에 대해 “표현상의 과함”이 있다면서도 “(이 대표 선거법 1심) 판결 이후에 당의 분열이 나오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강력하게 표현을 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최 전 수석의 반응은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의 반응과 큰 차이가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밤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최 의원 발언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항소심에서 제대로 다퉈야지 너무 감정적 발언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친명계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최 의원의 “비명계 죽일 것” 발언에 대해 친문계가 옹호하는 태도를 보인데 대해선 ‘전략적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을 장악한 친명계가 ‘이재명 대체재’를 향해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3총·3김과 관계가 깊은 친문계의 선택은 ‘낮은 자세’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우상호 전 의원은 지난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당 대표이며 유력한 대선후보가 치명적 형을 받으면 (대체재 가운데) 아무도 움직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우 전 의원은 “움직이면 밥그릇 챙긴다는 이야기를 듣게 돼 손해가 크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잠재적 경쟁자나 비명계라고 불리는 분들은 공개적인 활동을 할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비명계 움직이면 죽인다는 최 의원, 전적으로 동감” “김부겸 김경수 이낙연 분수를 알아야 한다” “3김, 처신 잘 해야 될 것. 나대면 조국으로 갈아탄다” 는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당내 강성 친명계가 ‘군기 잡기’에 나서면서 친문계를 비롯한 당내 비명계는 당분간 ‘이재명 옹호’ 주장을 계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