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시험에 9번이나 떨어진 아픔을 딛고 총 10개에 달하는 모든 종류의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중증 장애인이 화제다. 운전면허를 따는 것에 재미 붙인 덕분에 올해 부산의 한 물류 회사에 취업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19일 한국도로교통공단 남부운전면허시험장에 따르면,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박지원(21) 씨는 지난달 1종 보통 자동 운전면허증을 취득했다. 이는 박 씨가 취득한 10번째 운전 면허증으로 그는 모든 종류의 운전면허증을 가지게 됐다.
2021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박 씨는 2종 보통 운전면허를 얻고자 남부운전면허시험장에 방문했다. 그러나 충분한 배움이 부족한 탓에 학과·장내 기능·도로 주행 시험에서 9번이나 떨어지는 슬픔을 겪어야 했다. 특히 각종 표지판 정보와 도로 상식 등을 암기하고 공부하는 학과 시험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박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연히 알게 된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장애인운전지원센터에서 교육받으며 ‘9전 10기’ 정신으로 10번째 시험 만에 2종 보통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박 씨는 “대학에 가는 것보다 운전면허를 취득한 게 더 기쁘다”며 즐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 씨는 그 이후로도 소형견인, 대형견인, 다륜원동기, 구난 운전면허 등 장애인운전지원센터를 통해 모든 종류의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장애인운전지원센터를 통해 모든 종류의 운전면허증을 취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남부운전면허시험장 관계자 설명이다.
그는 어떤 차든 운전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올해 4월 부산의 한 물류회사에 취직하는 겹경사도 누렸다. 박 씨는 “장애인운전지원센터 교육관들의 도움으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면허증을 딸 수 있었다”며 “그 덕분에 자기 계발과 취업 준비에 필요한 운전면허증도 얻을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남부운전면허시험장 노유진 단장은 “앞으로도 이동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장애인운전지원센터는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운전면허 취득 교육을 무료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카카오톡 채널 ‘남부운전면허시험장 장애인운전지원센터’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