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대선 시계’, 조기 대선은 언제·누가 나오나

입력 : 2024-12-14 17:03:43 수정 : 2024-12-14 17:11:03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헌재 탄핵심판 결정 시기가 대선 일정 결정…이르면 내년 봄 대선
여권에선 한동훈 오세훈 등 거론…야권에선 이재명과 ‘신3김’ 부각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둔 14일 국회 비상의원총회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둔 14일 국회 비상의원총회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치권은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차기 대선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차기 대선은 이르면 내년 봄에 치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기 대선 시기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6개월 이내 탄핵심판을 완료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경우 기각 결정까지 약 2개월이 걸렸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60일 이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헌재가 2개월 만에 결정을 낼 경우 4개월 이후인 내년 3월 중순에 대선이 치러진다. 헌재가 탄핵 심판 법정 시한인 6개월을 채울 경우 대선은 7월 중순에 치러진다. 헌재가 탄핵을 기각할 경우 윤 대통령이 복귀, 차기 대선은 2027년에 치러진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으로 보수진영 전체가 정치적 타격을 입은 탓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심판론’에 힘입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처럼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탄핵안 가결 이후 빨라진 ‘대선 시계’에 따라 여야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반윤(반윤석열)’ 선두주자로 나서 대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 대표의 경우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의 ‘한동훈 체제 붕괴’ 전략을 막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국민의힘에선 친윤계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한 대표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권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원외 대권주자’들도 대권 도전 움직임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 시장의 경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지만 명태균 의혹 등이 약점으로 남아 있다.

홍 시장은 그동안 한 대표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윤 대통령을 옹호했던 사실이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진행된 14일에도 “우리가 잘못 선출 했으니 이제는 그만 물러가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내란죄라는 중죄를 덮어 씌워 감옥으로 보내야 하겠느냐”면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유권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보수진영에서는 개혁신당의 이준석 의원도 대권 후보로 거론된다. 이 의원은 계엄 이전부터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대안 보수’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이 세 명뿐인 ‘미니정당’의 한계가 있고 국민의힘과 통합 가능성도 낮아 대권 도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야권에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독보적인 대권 후보로 꼽힌다. 이 대표는 계엄 이후에도 민생 경제 관련 행사를 이어가는 등 ‘대권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지난 총선 이후 ‘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재구성돼 당내에선 경쟁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태다.

다만 공직선거법 1심 판결에서 피선거권 상실형을 선고받은 이 대표는 대선 일정이 길어질수록 ‘사법리스크’가 커진다. 만약 향후 3개월 이내 선거법 위반 2심, 이후 3개월 이내 3심 판결이 나고 피선거권 상실형이 유지될 경우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중도·보수층에서의 ‘거부감’도 약점으로 꼽힌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이번 조사(한국갤럽이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5.8%,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에서 비상계엄 사태 수습 국면에서 이 대표의 ‘신뢰도’를 물은 결과 신뢰한다는 응답은 41%,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51%였다.

야권에선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신3김’도 대권 경쟁자로 꼽힌다. 그러나 이 대표의 ‘경쟁자’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당내 경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