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에 19일 장 초반 1450원을 돌파했다. 심리전 마지노선인 1450원을 넘은 것인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영향에 코스피 등 국내 증시는 일제히 폭락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10분 현재 전날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6.6원 치솟은 1452.1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17.5원 상승한 1453.0원으로 출발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간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시장 전망에 부합했으나,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예고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연준의 12월 FOMC 결과가 상당히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며 “달러가 초강세를 보임에 따라 환율도 연고점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코스피도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과 그에 따른 미국 증시 급락의 영향으로 장 초반 2% 하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14포인트(1.78%) 내린 2440.29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 대비 57.88포인트(2.33%) 내린 2426.55로 출발한 뒤 낙폭을 다소 줄여 2440선을 중심으로 등락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87포인트(1.84%) 내린 684.70다. 지수는 전장 대비 15.04포인트(2.16%) 내린 682.53로 출발해 680대에서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당국은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어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에는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정치 상황과 결합하면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신속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