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대표직에서 물러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한 전 대표의 대선 출마 신호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한 전 대표는 전남 무인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 분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소방 당국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모두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적었다. 한 전 대표가 SNS에 글을 올린 것은 지난 16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처음이다.
전날에는 국민의힘 송영훈 전 대변인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기도 했다. 송 전 대변인은 전날 ‘당 대변인직을 마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많이 도와주신 언론인 여러분, 공보국 당직자 여러분, 그리고 당의 주인으로서 응원을 보내주신 당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며 “보수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해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적었다. 이 게시글에 한 전 대표는 “고맙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송 전 대변인은 ‘한동훈 지도부’ 체제에서 대변인을 맡았다.
이와 관련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는 현재 대선이나 정치적 계획보다는, 사퇴 후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이 지치고 상처받은 상태로,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당분간 전면에 나서진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친윤(친윤석열)계 위주로 당 지도부가 재편된 상황에서 친한계 의원들의 당내 입지는 전보다 더욱 좁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한 전 대표가 조기 대선 국면에서의 유력한 여당 후보로 거론되면서 그의 정치 활동 재개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이 새로 재편되더라도 한 전 대표의 당내 지지층은 두터운 상황”이라며 “숨죽이던 한 전 대표가 과거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을 때처럼 상황을 지켜보다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