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1명이라도" 수습 현장 방문 요구도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 탑승자 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탑승자 가족들이 정부의 사고 대응과 소통 부족에 분통을 터트렸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관계자는 29일 오후 3시 30분께 무안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22명의 명단을 공지했다.

사망자 이름이 불릴 때마다 대합실 곳곳에서는 유가족의 오열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호명한 사망자 명단이 앞서 알려진 것과 달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가족은 "좀 전에 (사망자로) 호명한 분이 지금 공개한 명단에는 없다"며 "우리 가족은 살아있다는 것이냐"라고 반발했다.

가족 A 씨는 "사망자 명단과 사고 현황을 커다랗게 붙여달라는 요구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냐"라며 "유가족들은 몇 시간째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B 가족도 "(공항) 전광판에 사망자 명단을 띄우면 되지 않느냐"며 답답해 했다.

탑승자 가족들은 수습 상황을 알려줄 정부 관계자를 요청했지만 몇 시간 동안 대응이 없고, 매시간 상황을 알리는 브리핑을 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정부 대응과 소통 방식에도 분통을 터뜨렸다.

가족 C 씨는 "(훼손이 심하다고 해도) 수십 년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눈으로 보면 알아볼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있다"며 "탑승자 명단을 토대로 가족 중 1명씩이라도 현장에 들어가 볼 수 있게 해달라"며 신원 확인을 위해 가족들의 수습 현장 방문도 요구했다.

아울러 제주항공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해 가족 D 씨는 "사고 현장은 이 곳인데 (제주항공의) 브리핑은 왜 서울에서 하느냐"라며 "이 넓은 공항에 제주항공 관계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 2216편 항공기가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넘어 공항 외곽 담벼락을 들이받아 폭발했다.

여객기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탑승해 있었고 소방 당국은 구조자 2명을 제외한 모든 탑승객이 숨진 것으로 보고 구조 작업을 수색 작업으로 전환했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