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빈손이네" 사라지는 붕어빵

입력 : 2025-01-20 18: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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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노점상 단속 여파
가게 접는 상인들 늘어나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붕어빵 기구가 수일째 장사를 하지 않고 있고 도로에 방치돼 있다. 손희문 기자 moonsla@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붕어빵 기구가 수일째 장사를 하지 않고 있고 도로에 방치돼 있다. 손희문 기자 moonsla@

지난 주말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서 붕어빵 가게를 찾아 1km가량을 돌아다닌 60대 A 씨는 결국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온라인 ‘붕어빵 가게 위치 공유’ 서비스가 보여주는 위치에는 붕어빵 기구만 덩그러니 놓여있거나 아예 자취도 없었다. A 씨는 “손주 간식을 사러 5군데를 들렀는데 전부 허탕을 쳤다”며 “겨울철 동네마다 풍기던 붕어빵 냄새가 사라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대표 길거리 간식인 붕어빵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고물가 여파와 지자체 단속이 겹치며 가게를 접는 상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붕어빵 상인들은 고물가로 원료값이 치솟아 장사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붕어빵 상인은 “예전에는 소소한 수익라도 났는데, 이제는 장사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주원료인 수입산 팥의 가격은 이날 기준 1kg당 1만 3500원이었다.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뛴 가격이다. 밀가루 설탕 등 부재료 가격도 오르며 붕어빵 가격이 비싸졌다. 부산에서 1~2년 전 2개 1000원 꼴이었던 붕어빵은 3개 2000원이 ‘뉴노멀’이 되고 있다.

조리에 필요한 LPG가스 가격은 환율 상승으로 인상 압박을 받고 있고, 단속도 강화됐다. 인근 자영업자 신고로 불법 노점상 단속이 심화됐고, 이를 견디지 못해 가게를 철수하는 경우가 늘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강서구엔 도로점용 잠정허용구역이 없다. 원칙적으로 모든 노점상은 불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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