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선 넘네" 국조특위 청문회 여야 충돌

입력 : 2025-02-04 15:52:30 수정 : 2025-02-04 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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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주도 尹 등 동행명령장 재발부
국힘, 야당 의원 곽종근 회유설 주장
"싸가지" "선 넘네" 설전도 벌어져
"尹이 직접 전화해 끄집어내라 지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4일 2차 청문회를 열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야당 주도로 윤 대통령 등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재차 발부된 데 이어 각종 의혹을 두고 고성과 설전이 벌어지는 등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정면충돌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2차 청문회를 열고 12.3 비상계엄 관련 주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국조특위는 야당 주도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강의구 부속실장 등 4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청문회에 앞서 국민의힘은 청문회 증인 채택이 불균형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2차 청문회 증인 중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찾아갔던 무속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며 “과거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이었던 신용한 참고인도 1차 청문회에 의해서 오늘 2차 청문회에 출석했다. 신 씨는 22대 총선 과정 인재 영입으로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강조했다.

청문회에서 여당은 계엄의 불법성을 증언한 곽 전 특전사령관의 발언이 야당의 회유에서 비롯됐다고 하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은 지난해 12월 6일 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유튜브에 나온 것을 두고 “김 의원이 군사령관일 때 곽 전 사령관은 중요 참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임 의원은 같은 달 10일 곽 전 사령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뒤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그 자리에서)곽 전 사령관이 (민주당에)회유당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은 회유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진 무속인 '비단 아씨' 이선진 씨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진 무속인 '비단 아씨' 이선진 씨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신경전도 벌어졌다. 김병주 의원은 임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어디다 대고 회유를 했다고 하느냐. 저도 그럼 ‘제보받았으니 채 상병을 당신이 죽였다’고 말해도 되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임 의원이 “싸가지 (없다)”라고 말하자 부 의원은 다시 “싸가지라뇨. 선을 넘네. 해보자는 것인가”라고 응수했다.

여야 신경전 속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겨냥했다. 그는 친야 성향인 김어준 씨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김 씨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내용으로 ‘더플랜’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는데 (제기되는 의혹)내용이 지금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김 씨는 극우세력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야당도 공세를 펼쳤다. 우선 대통령실이 12·3 비상계엄에 앞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비화폰을 주는 등 치밀하게 계엄을 계획한 정황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여러 루트로 확인한 결과 대통령경호처에서 노 씨에게 끝 번호가 9481인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들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비서관이 비화폰을 챙겨가 노 씨에게 줬다”고 말했다. 김대경 경호처 지원본부장은 이에 대해 “내용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부 의원은 비상계엄에 앞서 군이 ‘북풍’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또다시 꺼냈다. 부 의원이 “(무인기처럼)소음도가 높은, 작전 업무에 부적합한 전력을 북한에 보내면 북풍을 유도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자 김선호 국방장관 직무대행은 “무인기를 북에 보냈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주장을 곽 전 사령관이 반박하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저한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해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원을 빼내라고 했던 그때 당시의 시점에서는 그 인원(요원)들이 본관에 들어가 있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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