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개선에 50억 쓰고도 동삼해수천 악취 못 잡아

입력 : 2025-02-18 18: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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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도 불쾌한 냄새” 민원
영도구 “비 오면 오수 유입 탓”
우수·오수관 분리 시급하지만
분류식 관거 확충 ‘지지부진’

부산 영도구 동삼해수천 수질 개선에 최근 5년간 50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었지만, 악취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 영도구 동삼해수천 수질 개선에 최근 5년간 50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었지만, 악취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 영도구가 동삼혁신지구 내 동삼해수천 악취 문제 해결에 최근 5년간 51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악취 원인으로 지목되는 오수가 하천에 흘러들지 못하도록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삼해수천은 동삼혁신지구를 ‘U’자 형태로 감싸는 1.6km의 인공 수로로, 2006년 국비 60억 원을 들여 조성됐다. 지역 주민들의 주요 산책로로 활용되지만, 코를 찌르는 악취 문제가 매년 되풀이하고 있다. 2022년에는 물고기가 오수, 오염 물질 등으로 집단 폐사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영도구의회 신기삼 의원은 “매년 여름철마다 동삼해수천 악취 문제로 민원이 다량 접수된다”며 동삼해수천 악취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영도구의회 공식 석상에서는 오수 유입 경로 파악 등 동삼해수천 악취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겨울에도 악취가 이어진다는 불만도 있다. 동삼혁신도시발전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겨울에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악취가 난다”며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해도 구청이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도구청도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동삼해수천 수질 개선 명목으로 2019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5년 동안 국비, 구비를 합쳐 51억 7100만 원이 투입됐다. 매년 1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들인 셈이다.

2019년에는 동삼해수천 양 끝에 수문 두 개를 만드는 등 ‘동삼해수천 종합정비사업’이 시행됐다. 밀물 때 수문을 세워 강물을 가뒀다가 썰물 때 수문을 내려 오염된 물과 강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바다로 배출하려는 조치였다. 당시 종합정비사업에만 45억 원이 넘는 사업비가 사용됐다.

영도구청은 주기적으로 강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퍼내고는 있지만 악취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영도구청 측은 동삼해수천 일대에 우수관과 오수관이 합류식으로 만들어져 있는 탓에 비가 올 때마다 오수가 강으로 유입되는 점을 악취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도구청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비가 많이 오면 차집 시설에 있는 오수가 넘쳐서 동삼해수천으로 흘러드는 상황”이라며 “두 관로를 분리하는 것이 근본 해결책일 수 있으나 당장 추진 중인 사업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가 우수관과 오수관을 분리하는 ‘분류식 하수관로 확충사업’을 부산 전역에서 벌이고 있지만, 동삼해수천 일대는 아직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시 공공하수인프라과 관계자는 “동삼동 유역이 크다 보니, 구역을 나눠서 하수관로 신설 확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공사 중”이라며 “다른 지역도 설계까지는 마무리했지만 국비 선정이 되지 않았다. 내년에도 사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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