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가 보물 지정 27년 만에 국보로 승격됐다.
18일 합천군과 해인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해인사 성보박물관에서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 국보 승격 기념식이 열렸다.
국보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석가여래가 영축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불화다. 조선 영조 5년 때인 1729년 수화승 의겸스님을 중심으로 12명의 스님이 화승으로 참여해 완성한 그림이다.
영산회상도는 화면 구성과 존상 배치, 불·보살을 비롯한 세부 표현이 정교하며, 회화적 완성도와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불·보살의 얼굴과 신체를 아교에 개어 만든 금박 가루인 금니로 칠하고 모든 존상의 복식 문양을 가는 금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해 화려함을 더했다. 조선 후기 불화의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여래의 육계, 제자들의 얼굴 표현, 세부 문양에서는 조선 전기 불화의 특징까지 엿볼 수 있다.
영산회상도는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보물로 지정됐고, 2017년 국보 지정 조사 대상에 선정된 지 27년 만인 올해 국보로 승격됐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국보 승격이 지닌 의미를 되새기며, 그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깊이 깨닫는다”고 말했다. 이어 “소중한 유산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보존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해인사 영산회상도 국보 승격으로 합천군이 보유한 국보는 기존 6점에서 7점으로 늘어났다. 합천군에는 해인사 대장경판과 장경판전, 고려목판, 건칠희랑대사 좌상 등의 국보가 있다. 군은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통해 국보와 보물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기념식은 해인사 교무국장 진각 스님의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독, 헌향·헌다·헌화 의식, 인사말, 기념사, 축사, 국보지정서 전달,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신성범 국회의원과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 김윤철 합천군수, 해인사 주지 혜일스님, 신도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국보 승격을 축하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