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부산 시민 A 씨는 매일 아침 식사를 챙겨 먹고 도보 30분 거리의 직장까지 매일 걸어서 출근한다. 주말에도 산책하는 것이 취미다. A 씨는 걷기를 생활화하고 있지만, 가끔 저녁에 동료나 친구와 함께하는 술자리나 때로 혼자 술을 마시는 습관 때문에 체중이 많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본 평균적인 부산 시민 A 씨의 모습이다.
26일 질병관리청은 지역사회건강조사 2024년 통계집을 내고 원시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부산 시민은 지난해보다 더 많이 걸었고,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 건강생활 실천율 등 건강지표가 개선됐다. 아침 식사 실천율은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비만율, 월간 음주율은 소폭 상승하고 연간 체중조절 시도율은 하락해 전년도보다 지표가 나빠졌다.
부산의 걷기 실천율은 2023년 53.2%에서 2024년 60.3%로 대폭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맨발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데 부산은 바다, 산 등 맨발 걷기 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주로 맨발 걷기를 하는 인구층인 중노년이 많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걷기 실천율의 경우 부산진구가 71.7%로 전국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동래구는 47.3%에 불과했다.
건강생활 실천율도 40%대에 처음 진입했다. 최근 10년간 계속 30%대에 머물다가 지난해 45.5%로 대폭 상승했다. 2023년에는 39.3%였다. 아침 식사를 하는 부산 시민 비율도 절반에 육박했다. 2024년 아침 식사 실천율은 49.5%였는데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반면 비만율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2023년 32.1%로 30%대로 올라간 이후 지난해는 33.2%로 소폭 상승했다. 비만율은 기장군이 38.2%로 가장 높았고, 영도구 37.8%, 사하구 36.8%로 상위를 차지했고, 동래구가 30.3%로 가장 낮았다. 부산의 월간 음주율은 2023년 59.6%였는데 2024년은 61.4%로 소폭 상승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고위험 음주율(2023년 12.6%, 2024년 12.3%)은 전년에 비해 개선됐고, 담배 제품 현재 사용률은 2023년과 2024년 모두 21.5%로 악화하지는 않았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통계 결과와 원시자료를 토대로 각 지자체가 효과적인 보건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원시자료는 질병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고, 심의를 거쳐 제공할 예정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