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울산시의회 제8대 후반기 의장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이성룡 의원이 뽑혔다. 그러나 이 의원과 의장직을 놓고 소송 중인 무소속 안수일 의원이 곧바로 법적 대응에 나서 8개월여 지속된 의장 공백 사태가 이대로 마무리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의회는 20일 제25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후반기 의장을 뽑는 재선거를 실시했다. 선거 결과 국민의힘 이성룡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손근호 의원을 누르고 선출됐다.
재적의원 22명(국힘 19명·더불어민주당 2명·무소속 1명) 중 21명이 출석한 가운데 이 의원이 18표, 손 의원 2표, 기권 1표가 나왔다. 안수일 의원은 불참했다.
후반기 신임 의장으로 선출된 이 의원은 “지난해 8월 9일 이후 223일 만에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며 “그동안 후반기 의장 선거를 둘러싸고 가족같이 지내온 의원들과 갈등이 지속돼 마음이 참 아팠다. 시민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매우 송구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시민의 질책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민의 봉사자이자 대변자로서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번 재선거로 의장 자리를 놓고 이어진 시의회의 파행이 완전히 봉합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의장 재선거 자체를 반대해 온 안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 ‘일방적인 재선거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그는 “당사자 동의도 없이 다수당의 힘을 동원해 일방적인 재선거를 치러 더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재선거가 끝나자마자 울산지방법원에 의장 선출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해 6월 첫 의장 선거 이후 ‘무효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의장직에 오르자 법원에 같은 내용의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당시 이 일로 이 의원은 의장직에 오른 지 한 달 만인 그해 8월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법원이 이번에도 안 의원이 신청한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지난해 첫 선거 때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안 의원이 가처분과 별개로 진행 중인 ‘의장선출 결의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재판부는 지난 선거의 선출 결의는 취소한다면서도 ‘누가 의장인지에 대한 청구는 각하한다’는 다소 모호한 판결을 내놨다. 그런 까닭에 법원에서 이번 가처분 신청을 놓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울산시민연대는 논평을 내고 “다시 선출된 이성룡 의장은 시민에게 사과했으나 대의기구가 특정 정당의 내부 논리와 이해 다툼에 의해 장기간 파행됐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며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결국 단체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우여곡절 끝 다시 불안을 안고 출발했고, 또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르지만 의장이 밝힌 포부대로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의회가 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