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함께 미국 트럼프 2기의 출범은 우리 경제에 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글로벌 경제 또한 ‘저성장 고착화’라는 큰 흐름이 예상돼 한층 세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언론과 유튜브 등에서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잘 알려진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지난 25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8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1학기 첫 수업에서 2025년 경제전망을 다소 어둡게 내다봤다.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현재의 탄핵 정국까지 국내 정치적 여건이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어, 정치적 위기가 장기화하거나 경제적 성과 또는 재정 상황이 약화될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방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해외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산업계의 특성에 비춰볼 때, 대변혁의 시대를 예고하며 다시 출범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득보다는 실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대미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큰 그림을 그리는지 잘 봐야 하고, 우주산업·자율주행차·AI·반도체·배터리 등 6대 미래 유망 산업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등으로 인해 긍정적 영향을 받아왔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과 견해 차가 큰 만큼 일정 정도 부침은 각오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또 지난해 말 발간한 자신의 저서 ‘피벗의 시대 2025년 경제전망’을 언급하며 “내년 세계 경제는 금리 인하로 피벗(pivot·전환)의 시대를 맞이하며 이로 인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더불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디플레이션과 유동성의 함정에 빠져 있으며, 유럽 국가들 또한 저성장 상황에 머무르고 있다”고 진단하며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또한 역성장까지는 아니더라도 하강 국면에 들어서 투자에 제한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