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하동에 산불이 발생한 지 9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주불을 잡는 데까지 딱 1%만 남겨두고 있다.
29일 경남도·산림청 등에 따르면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99%다. 전체 화선은 71km로, 이 중 70km 구간은 불이 꺼졌다. 남은 화선은 1km는 모두 산청 권역이다. 전체 산불영향구역은 1858h며, 이중 지리산국립공원 내 구역은 132ha 정도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오후 3시 기준 동남동풍 2.3m/s의 바람이 불고 있으며, 순간풍속은 4~7m/s에 달한다. 기온은 8.8도, 습도는 29% 수준이다.
소방·산림 당국은 이날 주불 진화를 위해 일출과 동시에 헬기 49대를 동원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인력은 1686명, 장비는 223대가 투입됐다. 앞서 28일부터는 담수량 1만L 규모 미군 헬기 4대도 진화 작전에 투입된 상태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진입로가 없고, 급경사에 낙엽층이 두껍게 쌓여 있어 지상 진화 인력의 접근과 진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예화된 산불진화대와 진화 헬기를 집중 투입해 일몰 전까지 주불을 진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청·하동 산불은 지난 21일 오후 3시 25분께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한 야산에서 처음 발생해 확산했으며, 9일째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은 산불 발생 직후 인력·장비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식생과 지형, 환경적 특성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립산림과학원 조사 결과 산불 현장의 하층부에는 조릿대, 진달래 등이, 중·상층부에는 굴참나무와 소나무 등이 고밀도로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헬기가 공중에서 투하한 진화 용수가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또한, 낙엽층 깊이는 최대 100cm, 무게는 ha당 300∼400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은 낙엽층을 연료 삼아 확산하는 ‘지중화’ 양상을 보였다. 이와 함께 경사도가 40도 정도로 급하고 진입로가 없어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고성능 산불 진화차 등 인력·장비 투입에 난항을 겪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