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거제시장 재선거 D-3] 변광용 ‘굳히기’ vs 박환기 ‘뒤집기’

입력 : 2025-03-30 15:19:12 수정 : 2025-03-31 00: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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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주말 집중 유세

거제시장 재선거 후보. 상단 왼쪽부터 시계 바향으로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국민의힘 박환기, 무소속 황영석, 무소속 김두호 후보. 각 캠프 제공 거제시장 재선거 후보. 상단 왼쪽부터 시계 바향으로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국민의힘 박환기, 무소속 황영석, 무소속 김두호 후보. 각 캠프 제공

‘굳히기냐, 뒤집기냐.’ 4·2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주말, 시장 재선거를 치르는 경남 거제는 막판 표심을 잡기 위한 여야 총력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12·3 비상계엄에 이은 대통령 탄핵 바람을 타고 굳히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에 맞서, 초반 열세를 딛고 뒤집기에 나선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가 곳곳에서 접전을 벌였다. 특히 극단으로 치닫는 탄핵 정국에 흔들리는 지지층 민심은 다잡고, 갈팡질팡하는 무당파와 중도층 표심 흔들기에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 캠프 제공

■“한 표라도 더” 막판 표심 잡기 사활

주말 첫날인 29일 오전 8시, 여야는 앞다퉈 거제면으로 향했다. 지역에서 유일한 ‘오일장’이 서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내린 비에 꽃샘추위까지 더해져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도 꼬박 닷새 만에 열린 장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파란색, 붉은색 점퍼를 걸친 무리는 그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한 표’를 호소했다. 뒷날은 지역 곳곳에서 집중 유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변광용 후보는 이번 선거가 국민의힘 소속 전 시장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재차 부각하며 “반헌법 탄핵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지금 시민들께서 분명히 판단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조선업 호황이 지역 경제 선순환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경기 너무 바닥”이라며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 확대를 중단하고, 내국인 채용은 늘려 조선업도 살리고, 지역 경제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변 후보는 전 시민 20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2000억 원 규모 지역상생기금 조성, 경제자유구역 거제 확대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변 후보는 남은 3일 낮에는 유세 집중하고 밤에는 야간 취약 지역을 돌며 안전 사각지대와 방치된 환경 문제를 살피는 ‘야행’을 통해 바닥 민심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거제시장 재선거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 캠프 제공 거제시장 재선거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 캠프 제공

비슷한 시각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는 마주치는 한 명, 한 명과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고 안부를 물으며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행정가이자 도시계획전문가를 자부하는 박 후보는 “누구보다 거제시정을 잘 알고 있고, 잘할 수 있다”면서 “그간 쌓은 모든 지식과 경험을 거제 발전에 쏟아붓겠다”고 했다.

특히 가덕신공항, 남부내륙철도, 한·아세안 국가정원, 기업혁신파크 등 거제의 지도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들을 짚으며 “상상하지 못한 변화가 몰아치고 있다. 지금 당장 탄탄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상공인 100만 원 바우처, 섬 규제 특례시 지정, 2030 해양 국가정원 박람회 유치를 전면에 내세운 그는 “조선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관광산업도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탄탄 거제 토대를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무소속 김두호 후보. 캠프 제공 무소속 김두호 후보. 캠프 제공

무소속 김두호, 황영석 후보도 주말 내내 강행군을 이어가며 새로운 변화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역의 크고 작은 현안을 해결해 온 검증된 민원 해결사”라며 “복지와 경제, 관광 발전을 위한 실질적 정책으로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황 후보는 “거제시를 아시아 최고 관광지로 만들고 양대 조선소를 낀 기업도시를 바탕으로 시민 모두가 행복한 ‘럭키 거제’를 실현할 기회를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제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제공

■변광용 50.8%, 박환기 39.1%

13일 간의 선거 레이스도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투표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변광용 후보가 오차 범위 밖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거제시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거제시장 재선거 지지 후보 가상대결(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P))에서 변 후보가 50.8%로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는 39.1%, 무소속 김두호·황영석 후보는 각각 3.0%, 0.4%에 그쳤다.

1~2위 간 격차는 11.7%P로 오차범위 밖이다. 변 후보는 40대와 50대 그리고 조선소 밀집 지역에서, 박 후보는 60대와 70대 이상 농촌 지역에서 지지세가 높았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9.5%, 국민의힘 39.1%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이어 지지 정당 없음 11.9%, 조국혁신당 4.0%, 개혁신당 1.3%, 진보당 1.0% 순이었다.

이번 재선거 최대 변수로 꼽혔던 무소속 영향력이 기대 이하인 상황에 국민의힘이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그친 반면, 민주당은 무당파와 중도층까지 흡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제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제공

■사전투표율 19.36%…면 지역↑

이런 상황에 여야가 공들인 사전 투표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8·29일 양일간 전체 유권자 19만 2087명 중 3만 7180명이 참여해 투표율 19.36%를 기록했다. 일운(27.4%), 둔덕(24.3%), 동부(24.0%), 거제(21.2%) 등 보수층이 두터운 면 지역이 대체로 높았다. 진보 성향이 강한 동 지역에선 수양(25.2%)과 상문(21.7%), 장승포(21.1%), 능포(20.6%)가 20%를 넘었다.

이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거제시 사전투표율 21.75%보다 낮은 수치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지난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율은 33.31%였다. 역대 최고는 2022년 대선 때로 37.07%를 기록했다.

여야는 헌법재판소 선고를 앞둔 대통령 탄핵심판 여파로 이번 재선거 관심도가 떨어지는 데다, 선거일도 평일이라 투표율이 더 낮을 것으로 보고 휴일이 포함된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했다.

예상외로 유권자 호응도 좋아 아 못해도 내심 20%는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했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유불리를 따지기 모호한 수치다. 여야 모두 남은 선거 기간에 사활을 걸어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한편, 창원시마산회원구 도의원 재선거 사전투표율은 7.53%(4만 493명 중 3273명), 양산시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4.97%(7만 1126명 중 3535명)다. 본 투표는 내달 2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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