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속도로 경북 할퀴던 화마, 가까스로 잡았다 [역대 최악 산불]

입력 : 2025-03-30 18: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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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동부권 대부분서 불길 잡아
일부 재발화도 곧바로 진화돼
주민 일상 복귀는 시간 걸릴 듯

30일 주불 진화가 완료된 경북 안동시 남후면의 산들이 까맣게 타 있다. 연합뉴스 30일 주불 진화가 완료된 경북 안동시 남후면의 산들이 까맣게 타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화해 태풍급 속도로 경북 북동부권 시군에 번졌던 ‘경북 산불’은 1주일째 타오르다가 가까스로 주불이 진화됐다. 주불은 지난 28일 오후 진화됐고, 산불 영향 구역이 워낙 광범위해 남아있던 잔불도 곧 진화될 것으로 소방 당국은 전망한다.

성묘객 실화로 의성 한 야산에서 피어오른 불은 고온 건조한 날씨에 바싹 마른 나무와 낙엽 등을 연료 삼아 화세를 키웠고, 초속 10m 넘게 불어닥친 강풍은 몸집을 부풀린 ‘괴물 산불’을 80km 떨어진 동해안까지 밀어붙였다. 산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 경로로 이동하며 북쪽에 있는 안동·영양과 동쪽에 있는 청송·영덕 등을 차례로 초토화시켰다.

북동진한 불길은 산림, 민가뿐만 아니라 해안가에 있는 양식장, 어선 등도 마구 집어삼켜 잿더미로 만들었다. 산불 발화 후 ‘강풍·고온·건조’ 등 불길 확산에 유리한 기상 여건이 계속됐다. 이런 탓에 소나무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이전에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불기둥이 치솟았고, 휙휙 소리를 내며 수십~수백m 떨어진 곳까지 튀는 ‘도깨비불’도 사방에서 목격됐다.

다행히 경북을 휩쓸던 산불은 대부분 진화됐다. 경북 북부 지역 각 지자체는 산림진화대원을 중심으로 진화가 끝난 지역을 순찰하며 재발화 여부를 면밀히 관찰 중이다.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서 현재까지 재발화가 크게 일어난 곳은 없다”며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현장에 감시 인력을 배치해 재발화를 막으면서 나머지 속불을 일일이 끄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 청송군 파천면 신흥리 야산에서는 이날 새벽 산불이 재발화했지만 청송군과 산림청이 헬기를 투입해 바로 진화했다. 청송군은 인근 부남면 감연리, 대천리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뒤 진화 작업을 벌였다. 바람이 다소 세게 불면서 청송군 자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날이 밝으면서 산림청 헬기 2대의 지원을 받아 진화를 마쳤다. 경북 안동시와 의성군 곳곳에서는 29일 새벽 불길과 연기가 확산해 헬기 20여 대와 인력을 투입해 진화했다.

다만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일상 복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재민 등 주민들은 초토화된 마을과 불에 완전히 타거나 곳곳이 검게 그을린 집 때문에 막막한 심정이다. 삶의 터전인 마을이 폐허로 변해 복구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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