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투표율·3자 구도… 중도층 표심 어디로 갈까 [부산교육감 재선거]

입력 : 2025-03-30 18:31:15 수정 : 2025-04-01 17: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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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투표 마무리 사실상 3파전
막판 단일화 변수 남겨 놓은 채
각 후보 마지막 주말 유세 총력
최저 투표율 전망 속 셈법 분주
기존 지지층 막판 결집도 관건

내달 2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지난 주말 유세에 총력을 쏟았다.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거나 지지를 호소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선 후보들 모습. 왼쪽부터 김석준, 정승윤, 최윤홍 후보. 각 후보 캠프 제공 내달 2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지난 주말 유세에 총력을 쏟았다.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거나 지지를 호소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선 후보들 모습. 왼쪽부터 김석준, 정승윤, 최윤홍 후보. 각 후보 캠프 제공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가 20%를 밑도는 저조한 투표율 속에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후보들마다 유불리를 따지는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한편, 교육감 선거에 무관심하거나 입장을 유보한 중도층 표심을 끌어내기 위해 각 후보는 마지막 주말 유세에 총력을 쏟았다.

■마지막 주말 유세 총력전




지난 28~29일 이틀간 사전 투표가 끝나면서 이번 선거는 사실상 3자 구도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5~26일 1000명에게 무선 자동응답(ARS) 100%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중도진보 단독 후보인 김석준 후보는 지지율 36.8%을 기록해 중도보수 후보인 정승윤(26.1%), 최윤홍(10.1%) 후보를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서울시교육감 사례처럼 사전 투표 후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 정승윤·최윤홍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김석준 후보와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P)도 나지 않는다.

이처럼 단일화 가능성이 여전히 변수로 남은 가운데, 각 후보는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석준 후보는 29일 오후 부산시민공원을 찾아 시민들과 직접 소통한 데 이어 사직야구장에서 관람객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30일 오전에는 후원회장인 이원종 배우와 함께 다시 사직야구장을 찾아 공동 유세를 벌였고, 오후에는 국제시장과 BIFF광장, 자갈치시장 등 원도심 주요 상권을 돌며 상인과 시민들을 만났다.

정승윤 후보는 주말 이틀간 도심 곳곳을 누비며 표밭을 다졌다. 29일 오전 해운대구 대천공원에서 아침 인사를 시작한 그는 범어사 초하루 법회에 참석해 불자들과 만났고, 오후에는 서면 쥬디스태화 앞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각각 도심 유권자와 젊은 층을 상대로 유세를 펼쳤다. 30일에도 초읍 어린이대공원을 시작으로 중구 광복로, 부산진구 부전역, 남구 부산은행 앞까지 시내 주요 지역을 돌며 유세를 이어갔다.

최윤홍 후보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점을 중심으로 유세를 이어갔다. 29일 초읍 어린이대공원을 시작으로 해운대구 송정삼거리, 구남로, 남구 문현교차로 등을 돌았고, 30일에도 해운대구 대천공원 입구, 서부사상버스터미널, 금정구 구서 이마트 앞 등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지지층 집결·중도층 표심 ‘관건’

각 후보는 낮은 투표율이 자신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를 두고 복잡한 셈법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투표율이 낮을 경우, 보수 성향 후보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장년층 이상 보수 지지층은 비교적 꾸준히 투표에 참여하는 반면, 진보 성향의 청년층과 무당층은 투표율이 낮을수록 결집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낮은 투표율이 곧바로 보수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보긴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보수 진영이 단일화에 실패해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 진보 성향의 김석준 후보가 8년간 부산시교육감 이력으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김석준 후보는 낮은 투표율일수록 기존 지지층의 결집이 더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차례 선거를 거치며 쌓은 조직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정승윤 후보는 낮은 투표율에도 강한 정치적 메시지로 고정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 정 후보는 특히 보수 유권자들의 전략적인 판단에 기대를 건다. 최윤홍 후보는 '교육 전문가' 이미지를 내세워 중도층을 겨냥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의 강한 정치적 선명성에 부담을 느낀 유권자들이 자신을 선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보통 낮은 투표율은 보수 진영에 유리한 구도로 작용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후보가 두 명으로 나뉘고, 진보 후보가 인지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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