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간 철도로 단절된 부산역 주변이 앞으론 북항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국토교통부와 부산시가 추진 중인 ‘철도지하화’ 사업으로 부산역 주변의 긴 철로가 인공데크와 지상개발로 사라지면서 원도심과 부산역 뒤편 바다가 연결된다.
그동안 시민들은 부산역 주변의 넓은 철도로 인해 부산역 뒤에 무엇이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생기면서 연결공간이 생기긴 했지만 아직은 부산역 뒤편은 낯선 공간이다.
그러나 철도지하화 사업을 통해 부산역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길게 뻗은 철도가 공공주택, 상업시설, 공원, 보행자도로 등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 사업은 전국 철도지하화 사업의 선도사업으로 최근 선정됐다.
국토교통부 기자단은 지난 28일 부산 철도지하화 사업이 펼쳐질 현장을 찾았다.
부산역 좌우 철로는 부산역에 도착한 열차가 방향을 돌리거나 대기하는 곳으로, 최대 폭이 84m에 이를 정도로 넓다. 하지만 이 때문에 도심을 단절시켜 부산역 뒤쪽은 그동안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그곳은 북항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오페라하우스가 건설되는 등 부산의 새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부산시는 부산역을 KTX, SRT 등 고속열차만 도착하는 역으로 만들 계획이다. 나머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부전역을 종점으로 삼는다.
이에 따라 열차를 돌리는데 넓은 지역이 필요하지 않게 돼 철로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역 주변 철로는 최대 17개다. 그러나 부산역을 고속열차 전용으로 만들면 철로가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철로를 걷어낸 곳은 바로 상부를 개발하고 철도가 남게 되는 부분은 상부에 테크를 씌워 개발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지하화와는 좀 거리가 멀긴 하다. 이 관계자는 “부산역 주변 철로는 전차선이 많아 완전히 지하화할 수가 없고 부산역 자체도 지하화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러나 철도로 단절되지 않도록 인공데크 등을 이용해 북항과 바로 연결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크로 덮는 면적은 6만 6000㎡로, 축구장 10개 정도 크기에 이른다.
먼저 부산역에서 중앙동 방면의 철도는 공공주택용지와 상업시설용지, 업무·연구개발(R&D) 등 복합용지로 조성되고 일부는 공원과 휴식처로 만들어진다. 바로 뒤에 북항에는 현재 오페라하우스가 건설 중에 있다. 오페라하우스는 55% 정도 건설이 진척됐으며 내년 연말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그 다음으로 부산역에서 부산진역 방향은 철도가 지나가는 곳과 부산진역 컨테이너야드(CY)가 함께 있다. 컨테이너들이 야적돼 있는 CY는 부산신항으로 모두 이전하게 된다. 이후 이곳은 상업과 업무지역으로 개발된다. 그리고 철도가 지나는 곳은 철로를 줄인 뒤 인공테크를 씌워 개발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역 주변 철도는 사유지가 전혀 없고 모두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이 부지를 소유하고 있어 보상업무가 필요없다”며 “용적률 등에서 국토부가 인센티브를 많이 줬기 때문에 복합용도로 이 지역을 개발하면 충분한 사업성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완공은 2037년으로 계획돼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