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사업이 2030엑스포 유치 실패와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동력을 잃으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의 매각 대상 부지는 총 31만㎡로 이 중 18만㎡(57%)가 아직 분양되지 않았다. 특히 1단계 사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랜드마크 부지(11만 3286㎡)는 사업자도 정하지 못한 채 나대지로 남아 있다. 랜드마크 부지 개발은 부산항만공사(BPA)의 사업자 공모에서 두 차례 유찰됐다. 랜드마크 부지는 1단계 중앙에 위치해 북항재개발 활성화의 앵커 시설로 꼽힌다. 1단계 사업의 승패가 랜드마크 개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속한 사업자 선정을 통해 사업에 속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사정이 이런대도 부산시와 BPA는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둘러싸고 행정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시는 최근 도시철도 ‘부산항선’ 추진을 통해 영도선과 C베이파크선, 우암감만선을 연결해 북항 주변을 둘러싸는 24km 길이 수소트램 노선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북항 재개발 지역과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 2호선 문현역 등을 연결하려는 C베이파크선의 핵심은 북항재개발 구간이다. 하지만 1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 분담을 놓고 협의가 교착 상태다. 시는 항만재개발법에 따라 사업 시행자인 BPA의 전액 부담을 요구하고 있고, BPA는 도시철도법에 따라 국비를 최대 60% 지원받고, 40%는 해수부로부터 사업비를 인정받아야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 기관의 엇박자 사례는 또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4조 5000억 원 규모의 외국 자본을 유치해 랜드마크 부지에 ‘영상문화 콤플렉스’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랜드마크 부지 사업자 공모가 과거 2차례 유찰돼 세 번째에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공모 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BPA는 상황 변화에 맞춰 공모 조건 변경이 불가피하고, 그 이후 공모는 새로운 공모로 간주돼 국가계약법에 따라 수의계약이 불가능하다고 맞서왔다. 시가 랜드마크 부지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고 있지만, BPA가 발목을 잡는 셈이다. 사업 진척을 위해 온 힘을 쏟아부어도 부족할 판에 이런 불협화음은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시, 부산해양수산청, BPA가 8년 만에 행정협의체를 가동해 랜드마크 부지 사업자 선정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북항재개발은 원도심 부활을 이끌고 부산을 국제적 물류·금융 중심지로 성장시킬 인프라다. 랜드마크 부지 활성화는 이를 견인할 핵심적 사안이다. 해수부와 BPA가 부산 시민의 이러한 열망에 부합해 전폭적 협력에 나서야 마땅하다. 물론 시가 추진하는 ‘영상문화 콤플렉스’ 건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 해수부, BPA는 열린 논의를 통해 규제를 더 완화하고 야구장을 포함한 복합시설 건립 등 보다 폭넓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랜드마크 사업 속도를 위한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