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 재선거가 2007년 첫 직선제 선거 이후 역대 교육감 선거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전국 교육감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모두 30%를 밑돌면서 교육감 선거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많은 유권자 외면을 받는 교육감 직선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최종 투표율은 22.8%로 집계됐다. 부산 선거인 총 287만 324명 중 65만 3342명만 투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선거 투표율은 첫 직선제로 치러진 2007년 부산시교육감 선거 때의 15.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후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치러진 부산시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50% 안팎을 유지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 없이 진행되는 만큼 후보 교육 철학과 정책 등이 핵심이다. 하지만 부산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가 정파 간 대결 구도로 흘러 후보 공약과 정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영주(54·부산 남구) 씨는 “탄핵과 산불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러워 선거가 이 시점에 진행되는 것이 사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투표는 마쳤지만, 선거 과정에서 교육 정책은 안 보이고 세력 간 기싸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역대급 낮은 투표율 원인으로는 교육감 단독 재선거라는 구조적 한계가 지목된다. 정당 소속 없이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유권자들이 인물과 정책에 대한 관심이 낮고,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정치적 주목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박 모(40대·남구 대연동) 씨는 “후보에 대해 알기 어려워 공보물을 보고 검색으로 정보도 찾아봤지만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기표소 앞에 서는 순간까지도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부경대 재학생 이 모 씨는 “저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후보자에 대한 정보나 인지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에서 최근 3년간 치러진 교육감 선거 투표율이 모두 30%에 미치지 않아 교육감 직선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2023년의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는 26.5%, 2024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23.5%였는데, 이번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율은 이보다도 낮았다.
2006년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당시 비리와 담합 논란이 많았던 간선제를 개선해 주민 참여를 통한 교육 자치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학령기 자녀가 없는 유권자들 관심이 저조한 데다, 선거 과정이 교육 정책 논의보다는 보수·진보 진영 간 대결에 초점이 맞춰지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 한 교육계 원로는 “낮은 투표율과 유권자 무관심을 고려할 때 선출 방식을 직선제에서 임명제로 전환하거나 러닝메이트제, 간선제 등 다양한 안을 두고 논의해 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