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민주주의와 부산교육을 지키기 위한 시민 여러분의 위대한 승리입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인은 2일 오후 11시 20분께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탄핵 정국 속 어려운 선거였고, 흑색선전과 선거공작도 많았지만, 결국 시민의 현명한 선택이 모든 걸 이겨냈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도 가리지 않고 소통하며, 위기에 빠진 부산교육을 정상화하겠다"면서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하나가 될 시간이다. 소중한 꿈을 접은 차정인 후보님께 감사와 위로를 전하고, 함께 뛰었던 최윤홍, 정승윤 후보님께도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인은 3일 오전 9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는 즉시 임기를 시작한다. 이후 김 당선인은 오전에 충렬사와 충혼탑을 방문해 잇달아 참배한 뒤, 오후 1시 30분 부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리는 취임식에 참석한다.
■개표 초반부터 사실상 확정
이번 선거는 개표 초반부터 김석준 후보의 우세가 뚜렷했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중구·서구·동구 등 원도심 지역에서도 김 후보는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개표율이 두 자릿수를 넘길 때 득표율은 60% 안팎을 기록하며 초반 기세를 잡았다. 이후 개표가 진행되면서 개표율 40% 무렵에는 정 후보가 36%를 넘기며 추격하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김 후보는 여전히 과반 득표율을 유지했고, 지역별 편차 없이 모든 구·군에서 고르게 득표하며 선두를 지켰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표본이 확보된 개표 중반부터 격차가 좁혀지긴 했지만, 김 당선인의 승리는 사실상 확정적인 흐름으로 굳어졌다.
2일 오후 11시 20분 기준 김 당선인은 득표율 54.58%를 기록하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정승윤 후보는 37.12%, 최윤홍 후보는 8.29%를 얻는 데 그쳤다.
■선거 내내 ‘1강’ 독주
경북 봉화군 출신인 김 당선인은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이주해 동항초, 동아중, 부산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학사와 박사 과정을 마친 뒤 1983년 부산대 일반사회교육과에 임용되며 ‘최연소 교수’ 타이틀을 달았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전교조 창립에 참여하며 진보 교육계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부산시장 선거에 두 차례(2002년·2010년), 국회의원 선거에 한 차례(2004년) 출마하기도 했다.
2014년 첫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단일 후보로 나서 당선된 그는 2018년 재선에 성공하며 8년간 부산 교육을 이끌었다. 재임 기간 ‘다행복학교’ 설립, 교육격차 해소, 객관식 평가 폐지, 지역형 혁신학교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김 당선인은 2022년 4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교육감직을 내려놓고 3연임에 도전했지만, 보수 단일 후보였던 하윤수 전 부산시교육감에게 1.65%포인트(P) 차로 석패했다.
■탄핵 정국에도 승기 유지
판세가 김 당선인에게 내내 유리하게 흘러간 것은 아니었다.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예고하면서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더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 투표’ 흐름도 포착됐다. 투표율도 전반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보수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더해졌다. 그럼에도 김 당선인은 진보 지지층 결집과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끝내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다음 지방선거까지 남은 기간이 1년 2개월에 불과한 만큼 낙선한 후보들의 재도전 여부도 주목된다. 정승윤 후보는 교육계 경력 부족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 후보와의 단일화에 합의해 중도 사퇴했던 전영근, 박수종, 박종필 후보 역시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최윤홍 후보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득표율이 10%에 못 미쳐 선거 비용을 보전받지 못했고, 보수 단일화 결렬을 먼저 선언했다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