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공매도·탄핵 ‘삼중고’ 국내 증시, 돌파구 열리나

입력 : 2025-04-06 18: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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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 새 3대 악재 겹쳐
4일 코스피 등 증시·환율 하락
뉴욕증시 4~5% 폭락 비해 선방
일부 불확실성 해소에 안정 기대
반도체 관세 폭탄 여전히 불안

국내 증시가 지난 일주일 사이 공매도 재개와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라는 세 번의 큰 파고를 맞으며 하락장을 피해가지 못했다.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국내 증시와 환율이 앞으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이번 주가 국내 증시와 환율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있었던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1.28P(0.86%) 내린 2465.42에 장을 마감했다. 4일 지수는 전장 대비 36.21P(1.46%) 내린 2450.49로 출발한 후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시작되자 상승 전환했다. 탄핵 선고문 낭독이 한창이던 오전 11시 15분께 2500선을 넘기며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11시 22분 파면이 확정되자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약세로 전환했다.

특히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32원 넘게 떨어지며 달러 가치가 하락했는데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 789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886억 원어치를,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7045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시에 선반영된 탄핵이 확정되면서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경제 성장률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어 외국인에게는 매도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간밤 뉴욕증시가 4~5%대 폭락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외국인 매도세는 공매도 재개 후 지난 한 주간 계속됐다. 시장은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 한 주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지속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5조 8625억 원, 6417억 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5조 8625억 원) 규모는 주간 기준으로 2021년 8월 13일(7조 262억 원)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대치다.

특히 2009년, 2021년 공매도 재개 때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것과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데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극대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매도 거래액을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90%, 코스닥에서 87%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증시와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낸다. 과거에도 탄핵 결정이 마무리된 후에는 몇 달간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또 원달러 환율은 실효 환율 레벨보다 저평가된 점을 감안하면 1400원 초반대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32.9원 내린 143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으로 59.1원 급락했던 2022년 11월 11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반도체 분야의 관세 도입 여부에 대해 “아주 곧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관세 협상 줄다리기 변수가 아직 남아 있어 단기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실제 4일 코스피 내 외국인 순매도의 75% 이상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몰렸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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